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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찜질방 위생관리 특별점검하고 있는 위생과 직원.(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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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시설 부족 탓, 비수기 땐 안마의자 오염 심각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지역 일부 찜질방의 실내 공기가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 다중이용시설보다 훨씬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4∼12월 영업장 규모 2천㎡ 이상인 도내 찜질방 11곳을 대상으로 비수기(5∼6월)와 성수기(11∼12월) 오염 실태를 조사해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찜질방의 ㎥당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은 비성수기 때 117∼497 CFU(세균 개체수), 성수기 때 227∼1천38 CFU였다.
이 중 찜질방 3곳의 부유 세균은 1천200∼1천800 CFU/㎥에 달했다.
찜질방의 실내 공기질 규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에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기준(800 CFU/㎥)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 부유 곰팡이 평균농도는 비수기 79 CFU, 성수기 181 CFU지만, 2개 업소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500 CFU/㎥)보다 높은 720 CFU, 660 CFU가 검출됐다. 곰팡이 균사는 폐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찜질방 내에 설치된 안마의자의 청결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마의자의 일반세균 평균농도는 비수기 때 10㎡ 당 288 CFU로 분석됐다. 베개(93 CFU)나 매트(175 CFU), 심지어 찜질방 바닥(161 CFU)보다 높았다.
다만 청소를 비교적 자주 하는 성수기 때는 평균농도가 113 CFU로 낮아졌다.
특히 한 찜질방의 안마의자에서는 2천500 CFU의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2010년 조사해 발표한 쇼핑카트 손잡이(1천100 CFU/10㎠)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일반 세균에 대한 오염지표는 없는 실정이다.
안마의자에 곰팡이도 폈다. 10㎠ 당 비수기 때 7.5 CFU, 성수기 때 6.3 CFU가 검출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안마의자의 청소 빈도가 베개나 매트에 비해 적고, 사용 연수가 오래되면서 표피가 벗겨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식혜, 수정과 등 찜질방에서 파는 즉석 제조 음료수에서는 살모넬라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등 인체에 유해한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찜질방의 경우 음료수에 넣는 얼음의 일반 세균이 1만4천 CFU/㎖나 검출됐다. 이는 국내 기준치(100 CFU/㎖)의 140배를 초과한 것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사실을 즉시 찜질방에 통보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며 재검사 결과 세균이 추가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의 신현식 연구사는 "주말 등 이용객이 많을 때는 찜질방의 부유 미생물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필요가 있고 추가 연구를 통해 규제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3 08: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