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일제 말 간행된 우리말 시 전문 동인지 '맥' 6집이 소장자에 의해 공개됐다.
'맥'은 1938년 6월 15일 함북 청진에서 시인 함윤수·박남수·김상옥·김용호 씨 등이 주축이 돼 창간한 시 전문 동인지다.
대체로 초현실주의적 문학 경향을 나타낸 이 동인지는 일제의 조선어말살정책 탓에 4집까지 내고 종간 된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된 6집에 참여한 시인들은 김북원·이석·차은철·홍성호·김정기·김동규·함영규·조인규·김진세·신동철·황민·김광섭 등 12명이다.
특히 6집에는 1~4집에는 없었던 동인들의 편집 후기가 실려 있어 이 잡지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5집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동인들은 첫째 새로운 시, 둘째 표현방법의 중시, 셋째 상업화된 중앙 시단과 달리 시의 순수성을 내세웠다.
'맥'은 창간 초기 최연소 동인으로 참가했던 김상옥 시인이 1996년 재창간했는데, 이번에 발굴된 6집의 전체 내용은 재창간된 '맥' 최근호(11호)에 실렸다.
20여 년간 6집을 소장해오다 이번에 공개한 윤길수 씨는 "구입 당시 이 책이 공개되지 않은 희귀본임을 알고 있었지만, 특별히 공개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보관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다 최근 지인의 소개로 '맥' 주간인 허윤정 씨를 만나 6집을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의 문인들이 일어로 글쓰기를 강요받고 있을 때, 오히려 변방의 문인들은 일경의 눈을 피해 다니며 우리말 창작을 이어갔다"며 '맥'의 민족사적, 문학사적 의미를 설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1 10: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