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구글 안경보다 속도가 30배 빠른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증강현실 전용 프로세서가 내장된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HMD) '케이글래스'(K-Glass)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증강현실이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 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동화책에 그려진 공룡 그림을 바라보면, 3차원 공룡이 책 위로 솟아올라 방향을 바꿔 공룡의 뒷모습까지 볼 수 있다.

 

 

구글이 2012년 5월 증강현실을 위한 '프로젝트 글래스'(Project Glass)를 개발해 날씨, 길 안내, 지도 보기,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바코드 등의 표식을 인식해 해당 물체에 가상 콘텐츠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야외에서는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없고, 전력 소비량이 많아 2시간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 상용칩이 아닌 증강현실 전용 프로세서를 이용해 속도는 30배 이상 빠르면서도 사용시간은 3배 이상 늘어난 케이글래스를 개발했다.

 

인간의 뇌는 화면에서 의미 있고 중요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무의미한 영역은 분리해낸다는 '시각 집중 모델'을 이용해 불필요한 연산을 제거, 증강현실 알고리즘의 연산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뉴런의 신경망'을 모방한 네트워크 구조를 적용, 프로세서 내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때 생기는 병목현상을 해결했다.

 

유 교수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바이스로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케이글래스는 초저전력으로도 구글 안경의 낮은 컴퓨터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의 지도 아래 김경훈 박사과정 학생이 주도해 개발한 케이글래스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적 반도체 학술대회 'ISSCC'(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에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jyou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0 11: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