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취임한 이장호 부학장은 영화계를 포함해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겸 제작자다. 홍익대 건축미술학과를 중퇴하고 신상옥 감독이 만든 신필름에서 근무하다 지난 1974년 ‘별들의 고향’ 감독으로 데뷔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영화의 주제로 삼아 비판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낼 줄 아는 감독으로 영화계에서 사회성과 더불어 상업주의 감독의 모습을 두루 갖췄다는 호평을 받아 왔다.
주요 작품은 데뷔작 △별들의 고향(1974년)을 시작으로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어둠의 자식들(1981) △바보 선언(1983)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 △외인구단(1986)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 등 다수 작품을 연출했으며, 스타 감독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장호 감독은 영화계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아 옥관문화훈장(2003)을 비롯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지티상(1988), 제2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특별상(1988)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2~3년간의 활약상도 전성기 못지 않다. 단적인 예로 그가 현재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이라는 옴니버스 단편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 ‘마스터클래스의 산책’은 한국 영화계를 빛내온 주역들이자 한국 영화계가 사랑하는 거장 감독인 고 박철수 감독, 이장호, 이두용, 정지영 감독이 각각 ‘서울의 빛과 그림자’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20분 분량의 단편들을 엮은 옴니버스 드라마다.
1980년대 대한민국의 영화가 안고 있는 현실과 영화의 간격을 좁히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본인인 그가 최근의 왕성한 제작 활동과 함께 한예진 부학장으로 취임한 것은 후학 양성에서 좀더 힘을 보태고자 하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이장호 감독은 한예진 부학장 취임에 대해 “저는 한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감독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때 영화를 잘 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세월이 흘러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영화를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그렇게 활발히 활동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를 범했었는지를 이제야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다는 말입니다”라며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저와 함께 새로이 만나게 된 우리 학생들은 제가 비싼 값을 치러 얻은 시행착오와 오류를 극복하는 노하우를 배우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실패를 모르고 공부만 많이 한 다른 대학교의 학생보다 쓸모가 많은 사람이 됩시다. 저는 우리의 미래를 캔버스위에 어떤 다른 학교보다 더 질기고 밝은 채색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그 위에 맘껏 여러분의 꿈을 그리십시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이장호 감독이 한예진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과 더불어 향후 차기작을 통해 어떤 활동을 보여 줄지 영화계 역시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장호 부학장이 취임한 한예진은 지난 1992년 개원한 이래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학사시스템을 운영해 우수한 실력파 방송 및 예술인을 다수 배출하고 있는 방송 인재 양성 교육기관이다. 대표적인 학과로는 영화제작과, 방송연출과, 방송제작과, 성우과, 방송음향과, 무대미술디자인과, 실용음악과, 방송분장/메이크업 코디과, 구성작가과, 공연제작과, k-pop 방송댄스과, 사진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