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어떤 현상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설명하려는 수학자들의 시도는 종종 무모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수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를 찾는 것은 더 어렵다.
신간 '수학과 세계'는 수학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지 않는다. 다만, 삶의 다양한 주제를 수학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책은 '수학으로 본 삶과 사회 그리고 예술'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사회 각 분야에 숨어 있는 수학 원리는 집어낸다. 하늘, 예술, 생명, 경제, 빛, 도덕, 창조, 음향, 축구, 종교 등 10가지 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일례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미로의 비너스' 조각은 발바닥에서 배꼽까지의 길이, 그리고 배꼽에서 정수리까지의 길이가 황금비를 이룬다. 발바닥에서 무릎까지의 길이와 무릎에서 배꼽까지의 길이는 물론 얼굴 길이와 너비도 황금비를 이뤄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가 매혹적인 비례라고 할 정도다.
이뿐만 아니다.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는 작품에 수의 관계를 대거 적용해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화가 말레비치의 작품 '검은 사각형'도 미술계에서 모더니즘의 핵심으로 대접받는다.
수학의 개념이 축구와 종교에도 적용되는 것이 흥미롭다.
축구팀들이 이전 경기에서 보여준 상대편의 전력에 따라 전략을 짜는 것은 수학의 게임이론에 기반한 것이다.
또 '신이 계산하고 생각을 굴려서 세상이 생겨났다'고 한 라이프니츠의 말처럼 스콜라 철학자들은 신의 영역을 수의 무한 개념으로 설명했다.
책의 저자인 루돌프 타쉬너 박사는 인간이 계산할 수 있는 한계, 즉 수학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세계의 한계는 무엇인지 탐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숫자 4와 8을 중요하게 여겨 지상세계가 불, 공기, 물, 흙 등 4 원소로 구성됐다고 주장하고, 숫자 10을 완벽한 숫자로 본 피타고라스가 우주 전체를 10에 꿰맞춰 이해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처음 알게 될 것이다.
송소민 옮김. 알마. 252쪽. 1만6천500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1/31 09: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