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매년 100억원 이상 적자…재검토해야"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시가 북항재개발지역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일방적으로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 있는 문화공연시설이 매년 수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연시설들이 공공 목적으로 운영된다고 해도 이들 시설이 내는 적자는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가운데 오페라하우스가 강행돼 운영되면 최소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문화시설 적자 보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3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전당의 올해 예산은 125억원. 영화 상영이나 전시, 공연, 부대사업 등으로 거둘 수 있는 수입은 4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영화의전당에 올해만 85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올 한해 85억원 적자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2011년 9월 문을 연 영화의전당은 그 해 24억원, 2012년 85억원, 지난해 75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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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부산국악원 개원<연합뉴스DB>
부산문화회관은 지난해 예산으로 204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1월 중순 기준 부산문화회관의 수입은 16억원 정도. 2월말까지가 회계연도임을 고려해도 2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게 된다.
국립부산국악원도 매년 50억원 정도 사업비를 쓰고 있지만 공연수입은 1억원도 안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를 지어 운영하면 최소 적자규모가 100억원이어서 부산 문화시설들이 내는 적자규모는 최소 3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는 시설만 있고 자체 공연단이 없어 유명 오페라 공연단을 유치해야 하는데 이들에게 지원하는 체류비만해도 엄청난 돈이 든다"며 "비용은 많이 드는데 비해 부산은 상대적으로 오페라 관람층이 적어 연간 적자가 최소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연간 40억원 정도 적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산시가 내놓은 예상적자 규모는 1천800석이나 되는 관람석을 일주일에 2번꼴로 만석 공연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예측"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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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오페라하우스 공모전 당선작<연합뉴스DB>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대안으로 부산시가 내놓은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한 문화예술계 전문가는 "적자 운영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부산시가 오페라 외에 다른 공연도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만 고집하는 지 모르겠다"며 "부산시는 문화공연 콘텐츠보다 번듯한 이름의 랜드마크 건물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시가 부산시민공원에 건립을 추진중인 국립아트센터와 공연 장르가 상당부분 겹치는 등 기능 중복문제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문화단체 관계자는 "문화공연시설 운영을 흑자와 적자로만 나눠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지만 기능이 겹치는 공연시설을 2곳이나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운영효율성을 떨어뜨려 적자가 불어나 부산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2곳 모두에 예산을 줄 리가 없는 만큼 땅도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는 오페라하우스는 재검토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1/30 06: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