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석정희 시인의 시 '어머님께 드리는 늦은 편지'
어머님께 드리는 늦은 편지
석정희
그때는 왜 몰랐을까
동기들 남부럽잖게 사는 것
어머님 기도의 응답이었던 것
이른 새벽 깨어 무릎 끓으시고
그 많은 빨래나 설것이 때도
' 거친 세상에서 실패하거든....
찬송가 부르시며 일하시던
이제서야 어머님 가시던 길 위에서
그때를 돌아본다
바람앞에 안고 없고
어떤 어려운 일에도 능숙하시던
어머니 손끝에서 해결되던 일을
어릴적 동네 목욕탕에 가서
온 몸 샅샅이 닦아 주신 뒤
'이제 내 등도 좀 밀어라' 하시며
돌아 앉으시던
어머니는 못하시는 일 안되는 일 없이
무슨 일이든 다 하시는 줄 알고
조르고 떼쓰면 이루어 지는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도 스스로 하실 수 없는
일 있었다는 걸 알고
왜 도와 드리지 못하고 위로 하지 못 했을까
애꿎은 거울 닦으며
때 늦은 편지를 쓴다
며칠 후 어버이 날입니다 해외에서 고국과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득담은 미주 교포사회에서
문인으로 활동하며 시낭송 음악으로도 많은 독자들이 애호하는
우리에게 친숙한 석정희 시인님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스포츠닷컴 김영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