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4·3사건 당시 희생된 443명의 명복을 비는 위령제가 19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4·3유적지에서 유족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부가 '제주 4·3희생자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한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위령제는 유족들이 지내는 고사로 시작해 추모공연과 경과보고, 주제사와 추도사,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철림 제주시 북촌리 이장은 주제사에서 "위령제를 통해 지난날의 아픔을 씻고 영령들의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상흔을 치유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염의이자 몫"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4·3의 국가추념일 지정과 유족에 대한 피해 배상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제주4·3사건 66주년을 맞아 제주4·3희생자 국가추념일 지정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며 "제주4·3희생자 국가추념일 지정이 이뤄지면 그날은 북촌리가 아픔만이 있는 어둠의 땅이 아니라 평화정신의 발원지가 되는 아름다운 땅으로 바뀌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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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너븐숭이 4·3 합동 위령제
-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19일 오전 제주 너븐숭이 4·3유적지에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4·3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합동 위령제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2014.1.19. bjc@yna.co.kr
너븐숭이는 무장대의 기습에 군인 2명이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날 군 토벌대가 북촌리 주민 300여명을 무차별 총살하고 가옥을 불태운 학살의 현장이다. 4·3 관련 첫 번째 소설인 현기영씨의 '순이삼촌'의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16억원을 들여 너븐숭이에 희생자 위령비와 기념관을 건립하고 '순이삼촌' 문학기념비를 설치해 유적지로 조성했다.
한편 북촌리 위령제에 이어 또다른 참사의 현장인 동복리 4·3공원에서 제주4·3희생자동복유족회 주관으로 합동 위령제가 열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9 12: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