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터넷 중독 다룬 '러브 차일드' 등 경쟁 부문 세 편
(파크시티<미국 유타주>=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올해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는 한국과 중국, 미국의 인터넷 현실을 다룬 작품 세 편이 나란히 올라 눈에 띈다.
우선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오른 '러브 차일드'(Love Child)는 2010년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3개월 된 딸아이를 죽게 한 부부의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당시 부부는 사이버 딸을 키우는 롤플레잉 게임에 빠져 미숙아로 태어난 실제 딸을 돌보지 않고 폭행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줬고, 뉴스를 접한 미국의 발레리 비치 감독이 한국에 와 제작했다.
하지만 영화는 한국의 '인터넷 중독'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사건의 재판 과정과 그 이후를 따라가면서 가상현실이 새로운 현실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앞선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하는 기술을 어떻게 포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월드시네마 다큐 경쟁 부문에 오른 또 다른 작품 '웹 정키'(Web Junkie)는 인터넷 중독을 임상적 질환으로 인정한 중국의 사례를 다루면서 '러브 차일드'와는 다른 관점에 선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이 가장 큰 사회적 위기라고 보고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기관을 만들었다. 영화는 이곳에서 세 명의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 전문가들의 치료 과정을 따라간다.
10대 소년들은 왜 그들이 가족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더 친밀함을 느끼는지 말하고, 영화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은 중국의 역사를 덧붙인다.
미국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오른 '인터넷 소년: 애론 스와르츠 이야기'(The Internet’s Own Boy: The Story of Aaron Swartz)는 지난해 초 스물일곱살의 나이에 자살한 천재 해커 애론 스와르츠를 다룬다.
스와르츠는 자주 업데이트 되는 웹사이트의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RSS(Rich Site Summary) 초기 버전을 만들고 소셜 뉴스 서비스인 '레딧'(Reddit)으로 스무 살 이전에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인터넷 정보 자유를 주장하는 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2011년 온라인 디지털 도서관 등의 사이트에 불법적으로 접근해 수백만 개의 논문과 서류를 내려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화는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를 통해 제작비를 모았다. 목표액인 총 7만 5천 달러를 훌쩍 넘은 9만 3천724달러가 모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18 08:3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