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닷컴/전재표 기자]
예술의전당은 개관 25주년 기념프로젝트로 프랑스의 세계적인 설치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조르쥬 루쓰를 초청하여 <조르쥬 루쓰Georges Rousse 공간?픽션?사진>전을 2013년 4월 15일(월)부터 5월 25일(토)까지 41일 동안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은 예술의전당을 소재로 창작한 신작(新作)이며, 두 번째는 작가가 전 세계를 무대로 창작한 기존작(旣存作)들로 구성된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작품 창작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로 드로잉, 사진 그리고 작품창작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물 등을 보여준다.
첫 번째 섹션은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예술의전당을 소재로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작품을 제작한다. 예술의전당 내에 조형작품을 설치하고, 사진으로 기록한 후 사진작품을 전시한다. 일부 조형작품은 관객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설치상태 그대로를 현장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창작과정에 시민자원봉사자가 참여하여 개관 25주년을 축하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의 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또한 창작과정은 자원봉사자와 관객에게 현대미술의 가장 스펙터클한 면모와 더불어 색다른 미술체험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작가가 전 세계를 무대로 지난 20여 년간 창작한 기존작 중 파리에 소장 중인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작가의 역사의식이나 사회관이 건축학, 기호학, 색채학, 대지예술 등 다양한 학문과 예술장르와 결합해 어떠한 시각적 소산물을 만들어 내는지를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조르쥬 루쓰는 현대사진의 다양한 전개에 기여함으로써 현대사진예술 입문서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중요한 작가로 사진이 현대미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작가가 어떻게 기여했는지도 명확히 보여줄 것이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창작을 위한 다양한 드로잉과 사진,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물로 구성된다. 작가가 작품을 창작하는 방법과 원리를 보여줌으로써 모든 예술의 근본인 현실과 상상, 두 차원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설명한다. 또한 관객 스스로가 작품을 관람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다양한 면과 선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아름다움과 움직임을 포착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 작품특징
조르쥬 루쓰 작품은 주로 대형사진작품이다. 실제 공간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건축, 회화, 조각, 사진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장르의 작업을 해온 루쓰의 작업은 장소에 담겨있는 건축적, 역사적, 사회적 요소들뿐 아니라 시간이 남긴 흔적들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장소의 혼'까지도 발굴해낸다. 작품 속에 내재된 구도, 빛, 깊이감, 정밀감은 보는 이를 매혹시키는데, 2차원과 3차원이 교차하며 자아내는 조형미는 관객에게 ‘평면과 입체’, ‘실제와 환영’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환영과 실제’의 혼재는 관객의 시선을 산책하게 하여 결국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한다.
본 프로젝트는 작가의 역사적, 사회적 인식이 만들어 낸 작가의 경험을 개관 25주년을 맞이하는 예술의전당의 역사와 조우하게 함으로써 기념비적인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현대미술을 이루는 요소와 재료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현대미술의 현주소와 방향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해 줄 것이다. 특히 예술의전당을 공간감과 조형미 등 색다른 미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예술공간으로 새롭게 변모시킬 것이다.
■ 작가소개
1947년 파리에서 출생한 조르쥬 루쓰는 9세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작은 카메라를 통해 사진에 매혹되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나 의술이 아닌 사진을 선택하고 건축 사진가로 활동했다. 그는 눈앞의 것을 기록하는 사진에 창조적 표현 매체로서의 제한을 느끼고 그림을 그렸었다. 하지만 곧, 캔버스보다는 건축물이 더 흥미로운 화폭이라는 생각을 하고 버려진 건물의 벽과 바닥, 문과 계단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고 결과를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는 유럽 화단에 "신구상"이 유행하면서 이야기가 많은 회화들이 등장하던 시점이었으며 조르쥬 루쓰도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화를 그렸으나 곧 그의 그림에서는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기하학적인 도형들이 주인공이 되었고, 회화 그 자체보다는 그림과 그려진 장소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었던 사진 제작에 몰두한 것이다. 이로써 그는 관심사였던 건축, 회화, 사진을 연결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러한 작업을 하면서 조르쥬 루쓰는 장소의 기억, 카메라의 유일 시점이 만들어 내는 현실의 왜곡과 같은 문제들을 탐구하기 시작하고 르네상스가 발명한 착시술인 "아나모르포즈"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아나모르포즈"가 그림 속에 감춰진 그림이었다면 루쓰의 작품에서는 3차원 공간 속에서 만들어진 그림이다. 작가는 맹인이 손으로 더듬어 가며 대상을 파악하듯, 머리 속에 있는 도형을 현실 공간에서 한 점 한 점 확인해가며 만들어 낸다.
루쓰는 작품을 랜드아트의 현장성에 미니멀아트의 추상성을 결합하여 그 앞에 선 듯한 사실감을 주는 초대형 사진으로 제시한다. 텅 빈 공간을 무대로 펼쳐진 장면 앞에서 관객은 보이는 것에 대하여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구석구석 살펴보게 된다. 루쓰는 완벽한 구성, 세밀한 디테일 등 작품 구성 요소들을 통해 시선의 산책을 유도하며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한다.
루쓰는 장소의 영감을 찾아서, 영감의 장소를 찾아서 세계 곳곳을 여행했고 오늘날까지 그가 작업한 도시는 6대주의 60여 개에 이른다. 그는 타 문화에 대한 깊은 호기심으로 다양한 장소를 작업했다. 채식주의자이며 걷기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루쓰는 가상현실을 즐기며, 기억은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스마트한 시대에 살수록 두 발로 걷고, 손을 쓰면서 테크놀로지와 자연 가운데 균형을 잡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그는 파리(1982), 시드니(1984), 베니스(1988)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2008년 파리 유럽사진의 집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을 가졌다. 프랑스 문화성의 빌라메디치 장학금(1983, 1985-1987), 미국 국제사진센터 ICP상(1989), 프랑스 사진그랑프리(1993)를 수상했으며 솔 르윗Sol Lewitt에 이어 벨기에예술원 종신회원으로 등록되어있다.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Pompidou, Paris), 루브르박물관(Le mus?e du Louvre, Paris), 구겐하임미술관(The Guggenheim Museum, New York), 브룩클린 미술관(The Brooklyun Museum, New York)을 포함, 해외 유명 기관들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자료제공:예술의전당>
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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