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사극 5편 선보여…멜로, 코미디 등 장르도 다각화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국영화가 2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하며 쾌속 질주하는 가운데 새해 갑오년 극장가에도 다양한 작품이 쏟아진다.
특히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하 사극이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어서 극장가를 선점하기 위한 영화사들의 '사극 전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 제2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노리는 사극들
1천231만 명을 모은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 성적을 꿈꾸는 사극 5편이 선
보인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각각 100억 원대의 '실탄'을 쏟아부은 대작들이다.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역린'은 당쟁이 치열했던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군에서 제대한 현빈이 정조 역으로 신고식을 치른다. '관상'으로 주목받은 조정석이 살수 역을, 정재영이 왕의 서가를 관리하는 상책 역을 맡았다. 정
치 드라마와 액션을 결합한 대작이다. 내년 상반기 중 개봉한다.
'군도: 민란의 시대'는 '충무로 대세남' 하정우와 군에서 돌아온 '꽃미남' 강동원이 출연하는 기대작이다.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0년, 백성의 편에 서고자 했던 도적들의 활약을 그렸다.
하정우는 억울한 사연으로 도적떼에 합류한 백정 '돌무치'를, 강동원은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최고의 무술 실력을 갖춘 '조윤'을 연기한다. 지난 11월 촬영을 마무리했으며 내년 7월 개봉한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병헌·전도연이 '내 마음의 풍금' 이후 14년 만에 호흡을 맞춘 '협녀: 칼의 기억'도 시선을 끈다. 고려 말 무슨 시대를 배경으로 민란을 주도한 세 명의 검객들이 펼치는 애증과 복수를 담았다. 전도연은 여검객 설랑 역을, 배신자로 왕의 자리를 탐내는 덕기 역은 이병헌이 맡았다.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영화 '해적' 중 한 장면 |
최민식·류승룡의 '명량: 회오리바다'는 '최종병기 활'로 주목 받은 김한민 감독의 사극 액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익히 잘 알려진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했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으로 분했으며, 류승룡이 왜군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았다. 촬영을 마치고 내년 여름 개봉을 준비 중이다.
손예진·김남길 주연의 '해적'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바다의 여자 해적단과 육지의 남자 산적단의 대립을 그린다. 고래 뱃속으로 들어간 조선의 국새를 되찾기 위해 양쪽이 경쟁하며 분투하는 얘기로, '댄싱퀸'의 이석호 감독이 연출했다. 내년 여름 개봉해 '군도' '명량'과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능의 법칙'에 출연하는 문소리, 엄정화, 조민수 |
◇ 다양한 소재의 '대작' 또는 '다크호스'
사극을 제외하고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은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있다.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과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한 김윤진이 호흡을 맞췄다.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압축성장과 민주화의 경로를 거쳐오며 벌어졌던 삶의 굴곡을 그린 대하 서사시다. 내년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강형철 감독의 '타짜 2: 신의 손'도 거액이 투입된 기대작이다. 보이그룹 '빅뱅'의 최승현과 '푸른소금'의 신세경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전편의 주인공 고니의 조카가 서울로 올라와 도박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아저씨'로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오른 이정범 감독이 메가폰을 든 '우는 남자'도 주목된다. 베테랑 킬러 '곤'과 그의 표적이 되는 여인 '모경'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는 액션 영화로, 장동건이 조직에 오랫동안 몸담은 전문 킬러 곤 역을 맡았고 김민희가 상대 역인 모경을 연기한다. 내년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권칠인 감독은 영화의 명가 명필름과 손잡고 여성 3인방이 주인공인 '관능의 법칙'을 선보인다. 엄정화는 오랜 연인과 헤어지고 연하남과 아슬아슬한 연애를 시작하려는 케이블채널 예능국 CP '신혜' 역을, 조민수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며 이혼 후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매력의 '해영' 역을, 문소리는 아들을 유학 보내고 제2의 신혼을 즐기는 도발적인 와이프 '미연' 역을 맡았다.
올해 '감시자들'로 건재를 과시한 정우성은 고전 소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 '마담뺑덕'과 바둑을 소재로 조범구 감독의 '신의 한수'를 통해 새해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노아' 중 한 장면 |
◇ 외화도 풍성
'블랙스완'으로 주목받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한 '노아'가 3월 선보인다. 러셀 크로가 세상을 심판할 대홍수로부터 가족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노아 역을 맡았다.
5월에는 아론 존슨, 쥘리에트 비노슈 등이 출연하는 '고질라'가 관객들과 만나고, 6월에는 톰 크루즈와 에밀리 블런트가 호흡을 맞춘 SF 영화 '에지 오브 투마로우'가 개봉한다.
여름 최고 기대작은 '트랜스포머 4'(6월 개봉)다. 이 시리즈는 3편을 더해 2천272만 명을 동원한 최고 흥행 시리즈로, 누적관객 3천만 명을 넘을지 주목된다. 샤이아 라보프 대신 마크 월버그·니콜라 펠츠 등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건 전작들과 같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운명의 결전이 이뤄졌던 시카고에서 4년이 지나고 나서 시카고에 다시 돌아온 적들과의 대결을 그렸다.
'다크 나이트'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인터스텔라'는 11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매튜 맥커너히, 멧 데이먼 등이 출연한다. 새로 발견된 웜홀을 이용해 우주여행의 한계를 뛰어넘는 탐험가들의 이야기다. 12월에는 호빗시리즈의 마지막 편 '호빗: 또 다른 시작'이 관객들과 만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22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