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명이 자본이다'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려
안숙선·국수호·김덕수 등 문화계 인사 축하공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좌표를 잃어버린 시대 앞서가는 통찰력과 창조성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크리에이터(Creator)."
한국의 대표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팔순잔치가 열린 15일 오전 11시 호암아트홀에서는 그의 지난 시절 활약상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그의 새 책 '생명이 자본이다'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 이날 행사장에는 시작 30분 전부터 하객 600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300석 남짓한 좌석을 잡지 못한 하객들은 홀 뒤나 복도에 서서 2시간 동안 진행된 팔순잔치를 지켜봤다.
이날 잔치에는 팔순 잔치라면 빠지지 않는 화환이나 얼음조각이 없었다. 또 하객으로부터 축의금도 받지 않아 시작 전부터 일명 '3무(無)' 잔치라고 불렸다.
이 전 장관은 "안팎에서 '3무' 잔치라고 하는데 사실 내빈소개와 축사도 없는 '5무' 잔치"라며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다 저와 동행한 분들인데 누구만 VIP라고 소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저는 주인공이 아니고 이 잔치는 저와 동행해준 분들을 위한 자리"라며 "저는 잘난 사람이 아니고 즐거워서 일한 것밖에 없는데 저를 한국의 대표 지성이라고 말해주시니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부인과 함께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가 손수 만든 한복을 차려입었다.
그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늘 얘기하지만 국수주의자 같아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한 번도 입지 않았다"며 "한복을 주겠다는 이 선생의 제안을 항상 거절하다 팔순이 돼서야 처음 입게 됐다"며 웃었다.
이날 잔치에는 한국 최고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 페스티벌'을 방불케 할 정도의 공연을 펼쳤다.
총감독 표재순 씨의 지휘 아래 사운드 디자이너로 유명한 김벌래 홍익대 교수가 음향을, 주재연 씨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사회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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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 전 장관, 팔순잔치와 출판기념회
-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한국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팔순 잔치이자 새 책 '생명이 자본이다'의 출판기념회가 15일 오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어령 전 장관(두번째줄 왼쪽 세번째)과 참석자들이 축하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2013.12.15 leesh@yna.co.kr
'이어령의 문화 동행'이란 주제로 만들어진 영상은 88올림픽 개회식 기획자, 새천년 준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던 이 전 장관의 활약상을 담았다.
이어 시인 이근배 씨와 배우 손숙 씨가 새 책에 실린 시와 글을 낭독했고, 이영희 씨의 '바람의 옷' 패션쇼와 육완순 무용원의 춤 공연 등이 이어졌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명창 안숙선과 무용가 국수호,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맡았다. 이들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합동 공연을 선보이자 하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행사가 끝난 뒤 하객들에게 간편한 도시락이 제공됐다.
한편, 이날 선보인 책 '생명이 자본이다'는 이른바 생명자본, 생명밑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전 장관은 50년 동한 고민해온 주제 '생명자본주의'를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놓는다.
신혼 시절 방과 어항을 얼게 한 추위에 대한 관심은 생명으로 흐르는 물에 대한 발견으로, 또 우리 식문화에 대한 고찰로까지 이어진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5 15: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