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옛 노래에 잊고 지냈던 기억이 천연색으로 되살아나는 경험을 다들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 순간과 정확하게 조응한 음악은 과거의 추억을 마치 어제 일인 듯 불러오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이러한 음악의 힘을 빌린 것이 바로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다. 이 드라마는 1990년대 초반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앞세워 30, 40대의 열광적인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안덕훈의 새 장편소설 'HELLO 조용필 키드'도 이러한 음악의 힘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책이다.
이 장편소설은 나이 쉰을 바라보는 한 남자가 자신의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와 40대를 깊은 회한과 애정으로 되돌아보는 책이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소설 속의 사건들은 생생하고 보편적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자라면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사건들, 특히 1980년대를 거치며 성장한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건들을 아득한 그리움으로 호출해낸다.
대도시에서 전학 온 친구, 사우디아라비아로 파견 나간 아버지, 성당의 성탄 전야제와 첫 사랑, 학사주점, 학생운동, IMF 구제 금융 등의 사건은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이 장편소설은 청춘으로의 여행 초대장, 추억 안내장이다. 그리고 이 시간여행에 배경 음악(BGM)으로 깔리는 것이 바로 당대를 함께 살았던 조용필의 노래다. 저자는 책 페이지 곳곳에 조용필의 노랫말을 배치했다.
"바로 대중음악 같고 조용필의 노래 같은 소설이다. 모두가 겪었고 모두가 공감
할 수 있는 일들, 그만큼 보편적이고 통속적인 유행가 같은 일들이 당시의 유행가였던 조용필의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조용필의 노래를 BGM으로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시간을 살았고, 그 노래들을 인생의 BGM으로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은 분명 다큐멘터리 같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작품해설' 중에서)
소설가 현기영씨는 추천사에서 "이 소설은 한 남자가 그의 생애를 위무하고 격려해 준 어느 가수에 대한 헌정사"라고 정의했다.
무늬. 311쪽. 1만2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1 15: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