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종과 선종을 아우르는 전남 두류산 대흥사, “대한민국 거듭나라” 2017년 타종식
남도의 끝자락 전남 두륜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흥사에서는 2017년 새해맞이 범종 타종식이 열렸다. 소전의식과 참회진언에 이어 신도에 의해 신년 발원문 낭독이 이어졌고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본사 대흥사 회주인 보선 큰스님의 신년덕담 후 범종이 33회 타종됐다. 범종을 33타를 치는 이유는 과거, 현재, 미래 3세와 지옥계, 중생계, 천상계 등 우주를 구성하는 서른 세 곳의 세계 즉, 온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이다. 타종은 대흥사 월우 주지스님에 이어 양재승 해남군수 권한대행, 김주환 해남군의회의장, 추민아 남부대 교수, 서민호 더민주 추미애 대표특보, 신도회장 등에 의해 뒤를 이었다.
대흥사가 창건된 시기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지만 신라 진흥왕 5년(544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기록을 따르고 있다. 대흥사는 여러 고승들에 의해 중건을 거듭하며 교종과 선종을 모두 아우르는 대도량이 되었으며 특히 임진왜란의 승병장이었던 서산대사 이후로 사찰의 규모가 확장되었다. 절 입구에서 경내로 들어가는 울창하고 긴 숲길과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절이 번창하는 데 큰 공덕을 세운 서산대사를 비롯한 여러 고승들의 부도와 부도비가 있는 부도밭이 있다.
전남 두륜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금당천을 경계로 남원 구역과 북원 구역으로 나뉘고 다시 남원 뒤편으로는 표충사 구역과 대광명전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것 또한 대흥사만의 특징으로 큰가람으로서의 면모를 짐작하게 한다. 경내에 걸려 있는 현판 글씨는 조선시대의 명필가들이 직접 쓴 것으로 조선시대 서예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일화로 유명하다.
제주도로 귀양가던 추사가 대흥사에 들러 원교가 쓴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내리게 하였는데 제주도 귀양에서 돌아오며 다시 걸게 하고 자신이 쓴 ‘무량수전’ 현판은 내리게 하였다. 제주도 귀양에서 겸손의 미덕을 쌓은 것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두륜산 정상에 오르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밭 너머로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유년 새해 전남 대흥사에서 맑은 타종소리가 더욱 맑고 밝은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신선하다.
이기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