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한 교수, 'IPCC 시나리오 B2' 반영 실험결과 발표
(서귀포=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구온난화에 의해 우리나라의 소나무가 멸종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유영한 공주대학교 교수는 21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KAL호텔에서 열린 '기후변화와 아열대산림의 생태'란 심포지엄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한국의 낙엽성-상록성 활엽수의 생태적 반응'이란 주제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100년 후 지구의 온도가 2도 상승하고 이산화탄소(CO₂)의 농도가 현재보다 2배 증가할 것이라는 기후변화국제협의회(IPCC)의 '시나리오 B2'를 반영해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했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 조건에서 자란 소나무와 온난화 조건이 아닌 보통의 조건에서 자란 소나무의 생육(줄기 길이)에 차이가 없었다.
그는 "지구온난화 조건에서 소나무의 생육 감소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온난화로 말미암아 소나무가 사라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소나무가 줄어드는(사라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5㎝ 미만의 소나무 씨앗의 뿌리가 두꺼운 낙엽층을 뚫고 흙까지 들어가 영양분을 얻지 못하고 죽게 되어 후계목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낙엽층이 발달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소나무 숲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정화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기후변화 환경하에서의 장기 산림생태계 모니터링'이란 주제 발표에서 "기존의 연구에서 소나무가 2090년대에 강원도 북부 고산지역에만 잔존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장기 모니터링 결과 2090년대에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상당히 높은 잠재분포 확률을 보이며 더 넓은 면적에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소나무가 천이과정상 현재 쇠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한 조림작업이 동반된다면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수 있다"며 "소나무의 갱신을 위해서는 어린나무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임상의 유기물 제거나 풀베기 등의 조림적 측면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과 한국임학회(회장 윤여창)가 공동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밖에 동아시아 난대·아열대 산림에서의 AFoCO의 역할, 난대·아열대 아시아 산림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에 대한 산림과학네트워크의 역할, 기후변화가 제주 육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에는 한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열대·아열대권 국가의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1 18: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