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미디어 재벌이자 명작 수집광인 사번다(알란 릭맨) 밑에서 일하는 그림 감정사 딘(콜린 퍼스). 눈치 없고 고지식한 그는 매사 자기 마음대로인 사번다에게 늘 무시와 구박을 당한다.
사번다에게 이용만 당하고 능력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 딘은 자신의 전문지식을 이용해 사번다에게 사기를 치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잡지를 보다가 미국 남부에 사는 PJ(캐머런 디아즈)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모네의 역작 '건초더미 황혼'의 모조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딘은 PJ에게 접근, 미술품 사기극을 공모한다.
갬빗(Gambit)은 게임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고 행하는 행동이나 노림수를 의미한다. 영화는 멍청한 척하는 딘이 결국에는 똑똑한 체하는 사번다를 제대로 농락하는 이야기다.
여러 명의 도둑이 등장해 물건을 훔치는 일명 '캐이퍼 무비'의 원조로 손꼽히는 1966년 작 '갬빗'을 리메이크했다. 최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복잡한 플롯 대신 단순한 구성이 돋보인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끌고 가지 않는 대신 딘-PJ-사번다의 삼각관계를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포장했다. 특히 딘이 팬티만 입고 호텔을 활보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들 간의 호흡은 상당히 좋다. 나체로 업무를 보고 그림을 감상하는 사번다 역의 알란 릭맨의 역할이 돋보이며 미국 남부 사투리를 구성지게 쓰는 캐머런 디아즈도 이제는 미모가 아니라 연기로 승부하는 듯 보인다.
미국 작가주의 영화를 대표하는 코엔 형제가 각본을 썼고, '어느 멋진 날'(1996)과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2009)을 연출한 마이클 호프만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11월28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89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1 07: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