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6일(목), 1950년 7월 수도사단 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故 정만대 일병(1930년생)의 유가족 집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해수습 시 관을 덮었던 태극기 등을 조카 정상범(57세)씨에게 전달하는「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이번 6․25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유해발굴 첫 삽을 뜬 이후 116번째이며, 올해는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故 임병근 일병과 백선산 전투에서 전사한 故 정인초 일병에 이어서 일곱 번째다.
故 정 일병은 1930년(추정) 황해도 연안군 연안읍 시골 마을에서 5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을 고향에서 보낸 후 중국 길림성으로 부모님이 이주함에 따라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생업을 위해 전북 군산에 사촌 형님을 만나기 위해 혼자 한국으로 와서 1948년 6월 국방경비대에 입대한 것으로 확인 되었다.
故 정 일병은 1950년 6․25전쟁 초기인 7월 6일부터 13일까지 국군 제1군단 예하의 수도사단 1연대에 소속되어 북한군 2사단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진천 및 미호천(청원군 오창면) 일대에서 방어전투에 참가했으며, ’1950년 7월 9일~10일 주 저항선인 문안산과 봉화산 일대 탈환 과정에서 북한군 2사단과 치열한 교전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故 정 일병의 유해는 지난해 11월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봉화산 411고지에서 전투화 밑창 2점과 전투복에 달려있던 단추 등과 함께 발굴됐다.
이에 국유단은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법의인류학적 감식 및 이미 확보되어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DNA) 비교분석을 통해 친족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유가족 추적을 위해 병적대장과 제적등본을 확보한 국유단 유가족찾기 탐문관들은 지난 2010년에 故 정만대 일병 유가족이 유전자 시료채취를 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중국 길림성에서 거주하고 있는 친동생 정금대(73세)씨가 2010년경 강화도 내가면 고천리에 있는 공주목장에 잠시 일을 하러 왔다가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을 찾는다는 보건소의 안내문을 보고 유전자 시료채취를 해 놓았다는 것이었다.
국유단은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DNA) 비교 분석 결과 유가족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어 유가족들의 추가 시료채취를 진행하였다. 전북 군산에 거주하고 있는 조카 2명에게는 유가족찾기 탐문관들이 직접 방문하여 유전자 시료채취를 직접 진행했으며,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친동생 정금대씨에게는 시료킷을 발송하여 유전자(DNA) 시료채취를 의뢰한 결과 지난 8월 24일 “형제 관계로 추정됨”으로 최종 신원이 확인 되었다.
배준호 탐문관(36세)은 “최초 유가족이 작성한 유가족 찾기 신청서에 관련 내용이 부족하고, 유가족이 외국인(중국 국적)으로 되어 있어 추적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마침 전사자의 남동생(정금대, 73세)이 중국에 생존해 계셨고, 다행히 한국에 잠시 오셨을 때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을 찾는다는 보건소의 안내문을 보고 유전자 시료채취에 적극 참여해주셔서 신원확인이 빨리 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신원이 확인된 故 정 일병의 유해는 추후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 될 예정이다.
이번 故 정만대 일병까지 신원이 확인된 116명의 호국용사의 경우 유품(인식표, 도장, 명찰, 수통, 사진 등)과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해와 유가족 친족관계 확인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하지만,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3만 여명으로 미수습된 유해 12만 4천여 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며, 6․25전쟁 세대와 유가족의 고령화 및 국토개발에 따른 지형변화 등도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생 정금대(73세)씨는 국유단에 보낸 편지를 통해 “건강상의 이유로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 하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6·25참전 전사자들을 한시도 잊지 않고 노력한 결과 형님의 유해를 발굴하게 되었다면서 대한민국과 국유단 여러분들의 노력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 참석하는 전사자 동생 정금대씨의 딸 정월순(47세)씨는 “아버님께서 지난 2010년에 유전자 시료채취를 하시면서 손꼽아 기다렸던 형님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딸인 저에게도 많은 얘기를 해 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시지는 못했지만 국방부 관계자 및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군산 시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위로를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대령 이학기)은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을 목숨 바쳐 지켜낸 호국의 영웅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을 이행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는 12만 4천여 위의 전사자 분들이 묻혀 계시기 때문에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을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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