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이 주관하는 2016년 서울특별시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이색 참가자들이 화제다.
이번 대회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공업고등학교, 용산공업고등학교 등 8개 경기장에서 49개 직종, 17개 시·도 대표선수 1,916명이 참가하여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는 우리나라가 2017년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부터 신규 제안한 애니메이션 직종에서 코스타리카,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하는 친선경기와 피부미용 및 용접 직종에서 일본, 대만과 친선경기도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피부미용/용접/애니메이션/그래픽디자인/모바일로보틱스 총 5개 직종에서는 국제 심사위원도 13명이 참여하여 기술을 통한 국제적인 우호를 다지게 된다.
- 금남의 영역에 도전, 남성 뷰티 테라피스트-
[해군 부사관 출신 성기용(28세)씨]
성기용(28세)씨는 해군 하사관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피부미용 직종의 유일한 남자, 청일점(靑一點) 선수이다.
성씨는“저는 뭐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며, “아버지를 따라서 군인의 길을 선택했지만 적성에 맞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해서 1년간 공부하기도 했던 성씨는“제가 피부가 좋지 않아서 군대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며“대학 때 여자동기들의 화장품을 제가 추천할 정도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우연히 메이크업을 전공한 이발병과 친해지면서 피부미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성씨는“피부미용 기술을 배우기 위해 군대 전역을 이야기 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며“2년 동안 쉽지는 않았지만 저의 진심을 가족들이 알아 줬다”고 말했다.
훈련을 위한 모델을 찾기 힘들었던 성씨에게 아버지는 이제는 모델이 되어 주실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성씨는“제가 이번 대회 피부미용 직종의 청일점이지만 남자가 해야 하는 일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전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고 말했다.
올해 경남 지방기능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성씨는 “나이 제한 때문에 국제기능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전국기능경기대회 1등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자신 있게 말했다.
- 블루오션을 찾아서, 기술로 사회 진출을 꿈꾸다 -
[형제 참가자, 타일 직종 김정섭(19세), 김동섭(18세)군]
김정섭(19세)군은 야구를 하고 싶었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부상을 당해 꿈을 접어야 했다.
정섭군은“사실 공부에도 흥미가 많지 않고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빨리 사회에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에는 건축학과에서 공부 했었다”고 말했다. 건축분야를 공부하다가 접하게 된 타일 기술과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통해서 확실한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형 김정섭군은“아직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걸 왜하느냐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경쟁력이 있다”며, “타일 기술을 배우면서 한 번도 부끄럽거나 후회한적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의 꿈은 국제기능올림픽 우승이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김정섭군은“기술은 정직하다고 생각한다”며“그래서 진로를 고민하는 동생에게도 타일 기술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동생 김동섭(18세)군은“타일 직종은 1mm 오차 밖에 허용하지 않는다”며“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고 말했다.
김동섭군은“뭘 하고 싶지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형이 함께 하자고 해서 시작한 타일이 이제는 정말 좋다”며“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픽까지 도전하고 실력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기능경기대회를 통해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김정섭, 김동섭 형제는“경기장에서는 형제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전 포부를 밝혔다.
- 우리는 기술인 가족-
[두 아들 모두 기능인을 꿈꾸다, 화훼장식 직종 윤혜진(46세)씨]
윤혜진(46세)씨는 어머니가 꽃가게를 운영하셨기 때문에 32세의 늦은 나이에도 자연스럽게 꽃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
기능경기대회라는 것은 2006년 처음으로 협회에서 진행하는 대회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아이들 육아로 기능경기대회에 본격적으로 참여 할 수 없었던 윤씨는“2012년 중학생이었던 큰아들이 게임에 빠져 있었다”며“아들에게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서 직접 기능경기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엄마가 가게에서 만들던 꽃다발이 전부 인줄 알았던 큰 아들은 기능경기대회를 접하고 2012년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수의 훈련 모습을 본 이후 거짓말처럼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큰아들의 도전은 2014년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여 그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여했다. 비록 입상은 못했지만 꿈을 가지게 된 큰 아들은 대학도 관련학과에 입학하여 플로리스트의 꿈을 이어 가고 있다. 게임만 하던 아들이 꿈을 가지게 되어서 자랑스럽다는 윤씨는 “휴가 때 나의 작품에 조언을 해 줄때도 있는데 뿌듯하다”고 말했다.
형의 모습을 지켜본 둘째 아들은 기계설계 CAD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하여 CAD 분야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내년부터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윤씨는“부모님들 중에서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면 기능경기대회를 한번쯤 같이 와서 관람하기를 권하고 싶다”며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윤씨는 플로리스트의 길을 같이 가게 된 큰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술인이 되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전 각오를 말했다.
이밖에도 한복 직종에는 이옥자(63세)씨와 최윤희(40세)씨 모녀와 청일점 손우혁(25세)씨가 출전하여 실력을 겨루고 있으며, 목재창호 대한민국명장 가풍국씨의 아들 가재현씨는 목공직종에 출전하여 기량을 펼친다.
아울러 공업전자기기, 프로토타입모델링, 주조, 모바일로보틱스 등 주로 남자들이 참여하는 4개 직종에도 홍일점 선수들이 출전하여 열띤 경연을 펼치고 있으며, 목공예 직종의 김태호(67세)씨는 대회 최고령 선수로 출전하였다.
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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