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능·복잡한 전형' 정시 불안감 커…수시 안전지원 경향
전문가들 "섣불리 수시 지원 말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어려웠던 시험과 첫 수준별 수능에 따른 복잡한 전형 때문에 수시모집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이 오는 11일부터 수시 2차 원서모집을 시작하는 가운데 정시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수험생이 늘어 작년보다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10일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수능이 끝난 직후 학원에는 수시 대학별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 수시 2차 원서접수를 해야 하는지에 묻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문의가 쇄도했다.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등급 커트라인과 주요 대학 합격점수 추정치를 내놓았지만, 예년과 비교하기 어렵고 A/B형 유형별로 따져야 하는 탓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정시까지 가기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번 수능이 작년보다 대체로 어렵게 나와 상당수 수험생이 시험을 못 봤다고 생각하는 것도 수시 안정지원을 고민하는 이유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준별 수능으로 정시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수시로 안전하게 가겠다는 수험생이 많다"며 "예년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수시에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수학과 영어 B형이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에서도 시험을 못 봤다는 학생이 많다"며 "상당수가 수능 후 치러지는 논술·구술면접을 보러 가거나 수시 2차에 새로 원서를 넣겠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중하위권은 A/B형 동시 반영 대학의 경우 영어 B형 5등급 이하가 A형 1등급보다 불리할 것으로 보여 B형 응시생을 중심으로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로 반드시 가겠다는 학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9일 시행된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율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성균관대는 논술고사 응시율이 지난해 60%에서 올해 65%, 숭실대는 55%에서 70%로 상승했다.
지난 9일 학원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아들이 정시모집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수능 가채점 점수가 생각보다 안 나왔다"며 "수시 2차 원서접수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그동안 A/B형으로 나눠서 시험을 치른 적이 없어서 학원들이 내놓는 등급 커트라인이나 주요 대학 합격선 추정치도 믿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가채점 점수만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정시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시험이 어렵고 전형이 복잡한 것은 수험생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라며 "불안감에 무턱대고 지원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10 05: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