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남편 래틀도 베를린 필과 한국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40)는 '클래식계의 퍼스트레이디', '음악계의 황후'로 불린다.
그의 남편이 클래식계의 대통령으로 떠받들어지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58)이기 때문이다.
이 황금 커플이 일주일 간격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코제나가 오는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래틀의 베를린 필은 오는 11-12일 같은 장소에서 내한 공연을 열게 된 것.
이 '황금 커플'은 만남 당시부터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10여 년 전 래틀이 베를린 필에 입성할 때만 해도 두 번째 부인인 미국 흑인 작가 캔디스 앨런과 살고 있었고, 코제나 역시 프랑스의 유명 바리톤 뱅상 르 텍시에와 혼인 생활 중이었다.
2003년 영국 글라인드본에서 모차르트 '이도메네오'를 공연하며 처음 만난 래틀과 코제나는 사랑에 빠졌고, 각자 배우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동거를 시작했다.
이 같은 관계를 두고 한동안 언론의 포화가 쏟아졌고 심지어 두 사람의 나이 차는 18년에 달했지만, 이들은 사랑과 신뢰를 과시하며 지금까지도 클래식계 '제왕'과 '황후'로 군림 중이다. 부부 사이에는 두 아들이 있다.
코제나(좌)와 베를린 필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 |
코제나의 존재감을 설명할 때 래틀을 빠뜨릴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남편을 제외하고도 그를 주목할만한 지점은 분명 여러 가지다.
1995년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그는 아르히프(도이체 그라모폰 산하 레이블)와 전속 계약을 한 이후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금발의 아름답고 늘씬한 코제나의 외모는 마케팅 전략 1순위였지만, 이와 함께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 것은 독특하면서도 다채로운 목소리였다.
그의 성부는 메조소프라노이긴 하지만 바흐 종교음악에서는 풍성한 저음으로 알토의 음색을 띠며, 오페라에서는 소프라노 영역을 넘보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몬테베르디, 헨델의 바로크부터 드뷔시의 현대물까지 300년 이상의 폭 넒은 레퍼토리를 소화한다.
그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은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2010년 발매된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아리아집 '사랑의 편지'를 중심으로 짜였다.
그의 핵심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몬테베르디, 비탈리, 카치니, 딘디아 등 초창기 바로크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코제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노래들이 갖는 단순성이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노래가 매우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다는 것도요. 오늘날의 고전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의 구별 같은 것이 없었던 시절에 나온 음악이었던 겁니다. 이 노래들은 음악 자체가 추구하는 본질에 다가가기가 더 쉽습니다."
이번이 그의 첫 내한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는 1992년 5월 호암아트홀에서 '동구권 성악가들의 밤'이란 공연에 찬조 출연하며 서울 관객과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여러 동구 성악가 중 한 사람이었던 그때의 코제나와 '클래식계 퍼스트레이디'로 우뚝 선 현재의 코제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화려한 귀환'이다.
관람료는 5만-18만원이며 문의는 ☎ 02-599-5743.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8 06: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