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중문화예술제를 준비한 조동섭
민간 차원의 첫 한중 문화예술 교류, 中 언론 호평
[류재복 대기자/스포츠닷컴]
한국과 중국 양국 음악가가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민요 아리랑을 연주한다. 한중 양국 관객은 우리 유학생들과 한중 청년 작가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된 그림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야외 공간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막걸리와 와인을 마시며 비파, 피아노 연주와 함께 음악회와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10월 14일,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윤이상 평화재단 주최 ‘제1회 한중 문화예술제’(이하 문화예술제) 개막 행사의 일부 내용이다. 기업인, 문화예술 작가, 일반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는 음악, 미술 등 예술의 한 분야에만 치중됐던 기존 행사와는 달리 한국의 전통 민요부터 양국의 현대미술, 전통음식과 막걸리까지 다양한 문화를 한자리에서 공유했다.
이번 예술제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이후 기존의 경제, 비즈니스 위주의 한중 교류에서 교육, 여행,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영역의 교류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한중 양국의 기성 작가와 청년 작가들, 베이징에서 유학하는 우리 유학생들까지 참여한 비영리 목적의 문화예술축제가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기존의 음악회, 미술전시회 등 문화예술교류 행사가 ‘정적인’ 분위기에서 관객들에게 수동적 태도를 강요했다면 이번 문화예술제는 관객들이 음식, 음료와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예술가들과 교류하거나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동적인’ 플랫폼이 제공됐다는 점에서 형식을 파괴했다.
윤이상 평화재단 부이사장이자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 부이사장인 조동섭 씨는 “한국과 중국 간에 성장한 경제적 관계에 버금가는 유의미한 문화예술 분야의 ‘축제’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결심 아래 지난 3개월여 동안 이 같은 예술제를 준비해 열었다.
이번 문화예술제는 모든 작가들이 별도의 개런티 없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등 예술의 순수성 표현과 교류에 지향점을 뒀다. 이같은 지향점이 가장 잘 드러내는 행사가 바로 ‘제1회 재중 유학생 미술 공모전’(이하 공모전)이다. 현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 공모전을 추진하기는 이번 예술제가 처음이다.
‘한중 문화의 우호적 교류’라는 주제로 시작한 공모전은 홍보부터 마감까지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도 8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는 성과를 거뒀다. 출품된 작품들은 중앙미술대학 교수 등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쳤으며 14점의 작품이 이번 문화예술제에 전시됐다. 조동섭 부이사장은 “중국 측 심사위원들이 현지 유학생들의 작품 수준에 놀라워했다”고 후문을 전했다.
‘한중 청년화가 교류전’과 ‘한중 음악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중 양국의 청년화가 9명은 각각 2~3점의 작품을 전시해 각자가 바라보는 현대미술에 대한 시각을 관객들과 교류했으며 중국 최고 미술관인 중국미술관에 전시 경력이 있는 현지 유명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퀄리티를 한층 높였다.
음악회에서는 한중 청년 음악가 9명이 음악회에서 한국의 전통민요부터 클래식, 중국 노래, 팝송 등의 독주 또는 협연 형태로 선보여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자국 내 연주회, 오케스트라 협연 경력 등을 갖춘 실력파 연주자로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제공했다.
이 같은 문화예술제는 중국 현지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관영 신화(新?)통신 등 10여 개 중국 언론이 ‘제1회 한중 문화예술제’(이하 예술제)에 대해 “공익성과 대중성에 중점을 둔 이번 한중 문화예술제는 한중 양국의 민간우호 협력자인 기업인, 문화예술 영역의 전문가들 및 일반 대중들이 한중 문화예술교류활동에 참여하고 양국의 교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베이징 한중 문화예술제는 양국의 문화예술교류와 프로젝트 시찰 및 협력에 있어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련 사업만 15년째이며 베이징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지 5년째인 조동섭 부이사장은 올 들어 마음과 삶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찾던 중, 베이징에서 이번 문화예술제를 추진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재단법인인 윤이상 평화재단의 부이사장직을 맡고 있던 것도 이같은 결심에 한몫했다.
일반 대중들을 위한 첫 문화예술축제였던 만큼 사비와 일부 후원금을 들여 예술제 기획부터 장소와 한중 양국의 작가 및 음악인 섭외, 미술작품 운반, 전시 배치, 홍보까지 발품을 팔며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조동섭 부이사장은 이번 예술제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음악인, 화가, 청년 작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해줬고 헌신적으로 봉사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소기의 성과도 있었지만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도 있다. 그는 “문화예술제 준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작가들이 주최 측, 상업적 연관, 문화예술제에 함께 하는 사람들, 개인적 체면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며 "일반 대중들보다 개인적 이익, 배타적 사고, 예술의 상품화 등을 중요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첫 행사였 던만큼 그러한 과정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며 “앞으로 ‘한중문화예술제’가 사회 공익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예술의 순수성을 지켜나가는 이른바 '문턱 낮고 겸손한' 예술축제를 지향한다면 상호불신과 갈등을 넘어 한국 교민과 중국인 사이에 문화예술적 가교 역할을 해내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조 부이사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내년 행사에서는 베이징 798예술구 에서 작품을 장기적으로 전시하고 한중 양국민이 꼽은 추억의 명화 보기, 문화 세미나 등 콘텐츠를 보다 다양화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문화예술제를 후원한 중국총재상회에서 내년 행사는 우리 측과 혐의 하에 자본을 투입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상대측과 향후 일정, 내용 등과 관련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류재복 대기자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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