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면 단강리 한알학교 교정에서 200여명 참석
[류재복 대기자/스포츠닷컴]
지난 10월 19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원주 ‘광대패 모두골’이 주관하는 2013년 원주풍류굿이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단강리 한알학교 운동장에서 인근 마을주민과 내빈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졌다.
이날 이 풍류굿 행사를 준비 진행해온 광대패 모두골 대표인 정대호 씨는 개막 인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씩씩한 기상과 풍성함을 이 자리에 깔고 싶다”면서 “이곳 부론면은 남한강을 끼고 3도(道)가 어우러지는 접경지역이라 군사적으로 지리적으로 교통이 발달한 지점으로 옛부터 호연지기를 기르고자 하는 많은 화랑도들이 머물렀으며 선비들이 글을 짓고 명상을 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또한 흥원창은 각종 물류들이 집결하여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풍성함을 자랑했다”며 “옛날의 그 영화를 다시 기약할 수 는 없지만 옛 선인들이 지녔던 기상과 함께 풍성하여 나눔을 즐겼던 미덕을 각박하게 살아가는 오늘날에 오늘의 풍류굿을 통해 나누어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부제를 ‘솔개야! 솔개야! 장독에 쥐 들어간다. 빙빙 돌아라!”로 정했는데 이는 우리의 지신밟기 중 천륭굿(장독굿)에서 따 온 것으로 솔개의 기상처럼 높이 날되 살림살이를 축내는 쥐 같은 놈들을 응시하고 응징하면서 술래처럼 빙빙 어울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오늘의 굿은 전체적으로 앞 굿, 본 굿, 뒷 굿으로 하고 미학적 원리는 최치원 선생의 풍류미학인 바람/흐름/결/떨림으로 맥을 잡고 다양한 토리와 다양한 양식의 비빔밥으로 품앗이 예술단체를 초대하였으며 굿거리의 시공간을 연결해주는 잡색은 홍길동으로 설정하여 굿을 넘나드는 재미를 갖도록 했지만 무엇보다도 흔쾌히 함께 놀아주는 풍류도반들이 필요하다”면서 관객들인 참여자들이 함께하기를 바랬다.
이어 본 무대인 굿판이 벌어졌는데 앞 굿(바람)으로 풍류마을 주민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굿인 문 굿, 참여자 모두가 마을의 터를 다지며 편하게 어울리는 지경다지기, 공연장소인 한알학교 안에 있는 당산나무(단종설화가 깃든 나무)에 드리는 의례 굿을 시작으로 당산 굿, 풍류마을과 생산자 단체가 한 해 동안 생산한 먹거리를 내놓고 감사를 드리며 손님들을 맞이해 한솥밥을 먹으며 주민이 되게 하는 의례의 밥 굿이 펼쳐졌다.
부제 “솔개야! 솔개야! 장독에 쥐들어간다. 빙빙 돌아라!”
바람/흐름/결/떨림 맥 잡아 다양한 토리로 굿판 전개
다음은 본 굿(흐름과 결)으로 고구려 소리와 기천문, 기타비나리. 화백회의 길 굿, 화백회의에서 정해진 의제가 잘 해결되도록 바라고 부정한 것을 물리치는 모악의 칼춤, 화백회의, 만인일치를 축하하고 즐거워 하는 합굿인 부론풍물굿, 물류 집성지였던 흥원창으로 모여드는 노래놀이굿인 길동 굿, 살림신화굿, 흥원창에 모여 흥청흥청 녹여내는 굿으로 모든 사람들이 신명나게 놀아보는 술래 굿, 단종의 유배, 그리고 지광국사 현묘탑과 탑비의 이별을 그린 이별 굿, 모두골이 창작한 우리시대의 비나리로 강을 빌어 축원하는 생명평화의 비나리인 평화비나리 굿 등으로 본굿이 끝났다.
이어 마지막인 뒷 굿(울림과 떨림)으로 일상의 시간에 신격공간을 만드는 굿으로 의례를 통해 염원을 같이 만들고 각자의 생활공간으로 가져가는 정화수 의례 굿, 모든 참여자가 같이 춤과 노래의 개성을 난무케 하는 풍류난장 굿, 풍등을 날리며 각자와 공동의 바램을 현실로 가져가는 다짐놀이의 대동 굿을 끝으로 굿마당이 끝났다.
한편, 이날 풍류 굿에 출연한 사람들은 모두골의 정대호, 신애자, 양복희, 남경식, 정명희, 박종일, 우미선, 그리고 품앗이 모두골의 사람들로 부론농악보존회, 문무예풍류사랑방, 머후리, 정선아리랑의 김은지, 천옥희, 연주그룹 ‘부투’, 모악의 신애자, 주명숙, 유순예, 이성순, 혜인스님, 유말순, 서정숙, 유동영, 아트엔트, 이진희, 황성진, 임길자, 성국모 씨 등이다.
광대패 모두골은 1993년에 창단돼 원주지역을 근거지로 올해로 20년동안 활동해온 예술단체다. 특히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우리시대의 감수성과 가치에 걸 맞는 예술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창작판소리, 1인극, 입체창, 인형극, 마당극, 춤, 창작비나리, 풍물굿과 살림굿 등의 의례굿을 창작하고 소통하면서 우리시대 대중들의 희노애락과 신산고초 속에서 늘 지내왔다.
광대패 모두골은 가능하면 느긋하게 살면서 즐기는 삶을 예술과 함께 공존하길 바라면서 의례와 상징과 놀이를 통한 소통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며 그런 길을 가기위해 노력하고 현재는 원주 시골마을에 터전을 잡아 귀촌예술단체로 생명문화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예술의 생산과 유통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하는 수요와 공급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류재복 대기자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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