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마모셋 원숭이들은 사람이 대화하는 것과 매우 비슷한 패턴으로 번갈아 `말하기'와 `듣기'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23일 보도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과학자들은 실험으로 이런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대화 방식이 진화한 경로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커튼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소리쳐 `대화'하는 원숭이들의 소리를 녹음해 분석한 결과 한 번에 한 마리가 소리를 낸 뒤 상대의 반응을 기다렸다가 다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대화 방식이지만 번갈아 말하고 듣는다는 것은 말을 통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데 지극히 중요한 방식이다.
이상하게도 인류와 가장 가까운 유연종인 침팬지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침팬지들은 소리를 잘 내지 않고 의사소통을 위해 주로 다양한 몸짓을 사용하며 이 때문에 몸짓이 인간의 의사소통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협력의 바탕이 되는 것으로 널리 생각돼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런 협력의 음성적 진화 과정의 증거를 찾기 위해 `말이 많은' 마모셋 원숭이들을 선택해 관찰했다.
마모셋 원숭이들은 침팬지와 달리 소리를 많이 내 대화할 뿐 아니라 동료의 새
끼들도 서로 정성스레 돌봐주는 `협동번식'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유사한 이 두 가지 특징은 친사회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연구진은 방 가운데 커튼을 쳐 서로를 볼 수는 없지만 소리는 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원숭이들이 서로 소리를 내는 `대화'를 녹음한 결과 한 마리가 소리를 낸 뒤 약 5초간 기다렸다가 다른 개체가 반응하는 일종의 "대화 에티켓의 불문율"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숭이들이 이런 원칙을 지키는 이유를 두 가지 가설로 설명했다.
하나는 한 마리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보이지 않지만 계속 접촉을 원할 때는 상대가 자신의 소리에 반응해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는 가설이다.
또 하나의 가설은 원숭이들끼리 주고받는 소리에 해석해야 할 정보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차례로 말을 주고받는 인간의 대화 방식도 이와 비슷한 경로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침팬지처럼 몸짓을 교환하는 방식이 인간의 음성 대화 방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을지 모르는 `미지의 단계'를 설명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태중에서부터 부모-새끼 간 음성 대화에 이르는 마모셋 원숭이들의 초기 경험이 인간의 의사소통 장애 원인을 얼마나 밝힐 수 있을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5 11: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