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집 '프리마 돈나'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저희는 지금 활화산이 '빵' 터지기 직전의 상태 같아요. 이미 안에서는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어요." (세라)
'모델돌' 나인뮤지스가 첫 정규음반 '프리마 돈나(PRIMA DONNA)'를 들고 치열한 올가을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데뷔곡 '노 플레이보이(No Playboy)'를 발표한 것이 지난 2010년 8월이니 무려 3년 2개월 만에 나온 정규음반인 셈이다.
최근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나인뮤지스는 "지난 수년간 너무나 기다려 온 정규음반이 이제야 겨우 만들어졌다. 기적 같은 일"이라고 감격 어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 '프리마 돈나'에는 나인뮤지스의 자신감을 녹여낸 동명의 1번 트랙을 시작으로 스웨디시 신스 팝 록 스타일의 '어 퓨 굿 맨(A FEW GOOD MAN)', 어쿠스틱 기타와 맑은 보컬이 어우러지는 '천생여자(天生女子)', 상큼하고 발랄한 미디엄 템포의 '몰라몰라' 등 총 11곡이 빼곡히 담겼다.
"'와일드(Wild)' 활동 때부터 녹음을 시작했으니 꽤 오래 걸렸죠. 정규음반인 만큼 CD를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때 '이 가수가 이런 노래를 하고 싶어하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드리고 싶었어요. 나인뮤지스 특유의 분위기를 타게 끔요." (현아)
이 가운데 타이틀곡 '건(Gun)'은 앞서 이들의 대표곡 '휘가로(Figaro)'·'뉴스(News)'를 만든 작곡팀 스윗튠의 곡. 감각적인 베이스라인이 흥을 돋우는 가운데 복고풍이 물씬 풍기는 서부 스타일의 댄스곡이다.
평균 신장 172㎝를 자랑하는 이들이 그려내는 감각적 안무와 복고풍 멜로디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세라는 이에 대해 "그렇게 '믹스 매치'를 하는 게 우리의 색깔이다. 일종의 반전인 셈"이라며 "우리가 겉으로 보기엔 '세게' 생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음악에서도 이중적인 면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노래의 소스 자체가 복고(Retro)풍이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이 묻어나요. '돌스(Dolls)' 때 브라스 사운드가 참 좋아서 이번에도 라이브 브라스 사운드를 입혔습니다." (이샘)
나인뮤지스는 지난 2010년 데뷔 이래 '휘가로'·'뉴스'·'티켓(Ticket)' 등의 곡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며 한 단계씩 성장해왔다.
자신들도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마치 활화산이 '빵'하고 터지기 직전의 상태"라고 뿌듯해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팬의 지지가 두드러지는 점은 여느 걸그룹과는 다른 점이다.
"데뷔했을 때부터 추구한 것이 '20대의 워너비 아이콘'이었습니다. 여성의 사랑과 아픔을 표현해왔기에 여성팬이 많았죠. 그런데 '돌스' 이후로 저희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남성팬도 많이 생겼죠." (민하)
이들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데뷔한 해와 그 이듬해 멤버 3명이 탈퇴한 것. 성공의 축배를 만져보기도 위기가 먼저 찾아온 셈이다.
이샘은 "멤버 셋이 팀을 떠나고 팀이 사라질 위기도 있었다. 데뷔곡이 흥한 것도 아니어서 팀이 없어질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다"며 "하지만 남은 멤버들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더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까지 내려간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되돌아봤다.
나인뮤지스는 훤칠한 키와 복고풍의 멜로디 말고도 다른 그룹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 숙소 생활 대신 각자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멤버가 아홉이나 되다 보니 각자 회사나 연습실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는 설명이 재미있게 들린다.
"한 번은 제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저를 따라다니는 팬 한 분이 계신 겁니다. 늘 비슷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버스를 이용하니 제가 언제 어디서 탈지 미리 알고 있던 거예요. 무섭기도 했죠." (이샘)
"'생얼(민얼굴)'로 버스를 탔는데 팬을 만나서 당황했죠. 다행히 그분께서 콩깍지가 쓰이셨는지 저를 보고 '날개를 뗀 천사'라고 좋아하셨어요. 하하" (경리)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2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