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스로보 대표 광운대 로봇학과 오상훈씨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친구들은 저더러 미쳤다고 해요. 하지만 실패하면 어때요? 아직 이렇게 젊은데."
광운대 로봇학과 4학년 오상훈(22)씨는 어엿한 '대학생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7월 서울시 제5기 예비 청년 창업가로 선발돼 로봇 개발업체 럭스로보(LuxRobo)를 설립했다.
럭스로보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캠퍼스 CEO 발굴 지원사업'에서 지원 대상 업체로 선정돼 사업비 5천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오씨는 21일 '창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유독 전자기기만 보면 '분해 욕구'가 끓어올랐다는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 제1회 전국어린이엑스포 로봇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일을 계기로 일찍부터 로봇 공학자를 꿈꿨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도 관심사는 오로지 로봇뿐이었다"며 "새로운 로봇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시험 기간에도 그 일에만 매달려서 부모님도 혀를 내두르셨을 정도"라며 웃음을 지었다.
줄곧 이어진 '로봇 사랑' 덕분에 그는 2006년 서울시교육청 청소년 과학탐구대회, 한양대 로봇 프로그래밍 대회, 2008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 로보페스트 챔피언십' 등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2010년에는 4년 장학생으로 광운대에 입학했다.
- 로봇에 빠진 대학생, 로봇회사 CEO 되다
- (서울=연합뉴스) 지난 7월 로봇 개발업체 럭스로보(LuxRobo)를 설립한 광운대 로봇학과 4학년 오상훈(22·사진)씨가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청소년 로봇 올림피아드에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 자격으로 참가했을 당시 찍은 기념 사진.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또래와 '예비 공학도' 청소년들에게 "누구나 가는 길을 마지못해 가는 것보다는 꿈을 쫓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3.10.21 <<사회부 기사 참조, 오상훈씨 제공 >> photo@yna.co.kr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로봇 기술과 예술·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이른바 '인터랙티브 디자인 로봇'에 관심을 두면서다.
그는 "아직 사람들은 '로봇'이라면 대부분 차디찬 기계만을 떠올린다"며 "로봇 기술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한창 개발 중인 첫 창업 아이템도 '로봇 기술을 활용한 LED 조명시스템'이다.
그는 "기존 조명은 단순히 불을 켰다가 끄거나 색이 바뀌는 정도지만 로봇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의 신체 리듬이나 실내 온도에 맞춰 변하는 '지능형 조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 잡스도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로봇 기술의 시장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도전이 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업과 아이템 개발을 병행하느라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또래와 '예비 공학도'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꿈을 꾸면 그 꿈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직 인생을 길게 살아보진않았지만, 누구나 가는 길을 마지못해 가는 것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꿈을 좇아가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