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영화 버전의 ‘사랑과 전쟁’, 아내와 어머니 간의 실제 고부갈등 사례를 담아낸 새로운 시도
-선호빈 감독 “관객들과 만나 공감할 수 있는 날이 기다려져요”
나의 일상이 영화로 상영된다면 어떨까. 멋진 주인공이 아니어도, 꼭 그럴듯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이렇게 날 것 그대로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영화가 있다. 바로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이다. ‘B급 며느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간의 ‘고부갈등’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그려냈다.
영화는 선호빈 감독의 실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노동,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비롯해 우리 이웃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해온 그이지만 실제 가족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 선 감독이 ‘B급 며느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실제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부터였다. 그가 찍은 영상이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증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촬영본을 본 동료 감독들은 삶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그의 영상에 큰 가치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만큼 ‘B급 며느리’는 넓은 공감의 폭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작품이 가지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창작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가족들을 촬영하다 보니 극한 상황에서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부부싸움을 하는 도중이나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릴 때와 같은 상황에서 슬며시 카메라를 꺼내야 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편집을 위해서는 그 영상을 수십 번 다시 보아야 했다”며 생활 다큐멘터리 창작자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선 감독은 “작품이 완성되고 관객들이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금세 기쁜 마음이 들 것 같다”는 그는 빨리 영화를 공개해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 지원작으로 선발되어 그 가능성을 확인받기도 한 ‘B급 며느리’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현재 모든 촬영을 마치고 구성 및 편집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성황리에 끝난 한콘진 창의인재양성사업의 성과발표회인 ‘2016 크리에이터 런웨이’에서는 ‘B급 며느리’의 트레일러를 공개하기도 했다.
선호빈 감독은 차기 계획에 대해 “머리와 기술보다는 ‘마음과 발’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며 “영화적 상상력에서 벗어나 진솔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일상 속의 대화 하나하나가 아이디어의 원천이라는 그의 신선한 시도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한편 한콘진의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은 미래를 꿈꾸는 젊은 콘텐츠 창작가 육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현장 밀착형 숙성 교육으로 콘텐츠 전문가를 직접 만나는 멘토링 기회는 물론 창작 지원금, 네트워킹, 피칭기회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년 창의인재양성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