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세계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만든 스마트폰 바탕화면 꾸미기 응용프로그램(앱)인 페이스북홈의 국내 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다양한 기능과 아기자기한 꾸미기 기능을 선호하는 국내 누리꾼의 입맛에 맞추지 못한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미국과 국내의 정보기술(IT) 감성 격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거론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 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런처시장에서 바탕화면 꾸미기 앱(런처)별 점유율에서 페이스북의 도달률은 0.01% 이하로 나타났다. 도달률이란 국내 안드로이드 단말기 이용자 수에서 해당 앱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기간에 중국의 런처 개발사 고런처가 만든 고런처는 12.2%의 도달률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포털업체 네이버의 도돌런처(4.2%),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의 카카오홈(3.8%), 포털업체 다음의 버즈런처(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SNS 페이스북의 인기를 몰아 페이스북을 아예 스마트폰의 중심 화면으로 이용하게 한다는 취지로 페이스북홈을 출시했다.
페이스북에 올려둔 사진이 스마트폰 화면 전면에 나타나 컴퓨터(PC)판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고, 지인이 올린 최신 소식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게 매력이었다.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 백번 페이스북을 쓰는 소위 '페이스북 마니아'에게는 그야말로 최적의 앱인 셈.
그러나 페이스북홈을 설치하면 스마트폰 운영체제(0S) 제공사인 안드로이드에서 제공하는 기본 기능과 디자인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큰 약점이 됐다. 이용자 대부분이 바탕화면에 깔아두는 시계, 날씨 위젯(간편 도구모음)을 사용할 수 없다. 전화나 주소록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도 기본 화면에 설치할 수 없고 페이스북홈에 있는 앱 이용 항목으로 들어가 직접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페이스북이라지만 너무 자기 중심적인 서비스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어느 한 서비스에 몰입하기보다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카카오홈, 버즈런처, 도돌런처 같은 경쟁서비스는 여러 꾸미기 기능과 아기자기한 디자인, 국내의 최신 연예·오락 흐름을 신속하게 녹여 낸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삽화와 이모티콘을 활용해 개인의 취향에 맞게 화면을 꾸밀 수 있는 기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의 배경을 화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서비스로서의 매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페이스북보다 5개월 정도 늦게 출시된 카카오홈은 지난달에만 42만명 이상의 새로운 이용자가 생겼다. 이 기간 페이스북홈을 내려받은 이용자가 아무도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런처 시장 점유율 5위인 SK플래닛의 런처플래닛의 신규 설치자 수만 해도 14만명을 웃돌았다.
IT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단순함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서양인의 취향에 맞춰 국내 이용자가 보기에는 다소 지루하고 유행에 뒤처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서비스의 점유율이 낮은 것은 프로그램 호환성 문제 때문에 안드로이드 OS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갤럭시3, 넥서스4를 포함해 8종의 기기에서밖에 실행되지 않는 게 큰 원인"이라며 "곧 다른 기기에서도 실행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인 만큼 시장 점유율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표> 런처별 시장점유율
(단위: 명, %)
순위 | 앱 | 이용자수 | 도달율 | 신규설치자수 |
1 | GO 런처 EX | 4,164,286 | 12.18% | 208,100 |
2 | 도돌런처 | 1,424,564 | 4.17% | 306,794 |
3 | 카카오홈 | 1,286,851 | 3.76% | 424,615 |
4 | 버즈런처 | 573,804 | 1.68% | 272,366 |
5 | 런처 플래닛 | 168,316 | 0.49% | 143,834 |
... | 페이스북 홈 | 4,590 | 0.01 % 이하 | - |
(자료=랭키닷컴)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0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