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벤다 빌릴리'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아프리카 음악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콩고 음악인들의 밑바닥 삶과 그들의 성공기를 담았다.
콩고 킨샤사의 한 거리에서 만난 밴드 벤다 빌릴리의 음악에 흠뻑 빠져든 프랑스의 음악 취재기자 리노드 바렛, 플로렝 드 라 툴라예는 이들의 음반 제작에 나선다.
그러나 녹음 당일 숙소에 불이 나면서 벤다 빌릴리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음반제작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로부터 1년 후. 벤다 빌릴리를 다시 만난 기자들은 앨범을 다시 제작하고, 벨포트 유라켄 페스티벌을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들은 화제를 모으며 월드스타로 떠오른다.
영화는 85분간 꿈과 절망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벤다 빌릴리 밴드가 엮어내는 삶의 다이내믹한 리듬을 보여준다. 성공만을 바라보며 시골에서 올라온 맨주먹 소년, 장애를 지닌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집념이 핸드헬드로 촬영된 거친 화면 속에 펼쳐진다.
이야기는 '무명밴드의 성공기'라는 예상 가능한 궤적을 따라 전개된다. 하지만, 오랜 고생 끝에 유럽에서 인정받는 이들 멤버들의 행복한 표정은 기분 좋게 영화관을 빠져나올 수 있는 어떤 힘을 제공한다.
콩고의 전통음악과 레게, 소울이 뒤섞인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뿐 아니라 그들의 신명나는 공연 또한 눈과 귀를 자극한다. 우유 깡통에 철사를 끼워 만든 '사통게'라는 악기의 매력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극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하고,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느린 전개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 듯하다. 바렛과 툴라예 감독이 공동 연출한 첫 장편 영화다.
2011년 프랑스영화평론가상 최우수다큐멘터리상과 제9회 더불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벤다 빌릴리란 '한계를 뛰어넘어'란 뜻을 지녔다.
10월17일 개봉. 상영시간 85분. 전체관람가.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2 08: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