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입양가족 모여 결성…11월 부여 세계사물놀이한마당 앞두고 맹연습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머나먼 미국 땅에서 10년째 한 입양 가족이 한인, 미국인과 함께 모여 사물놀이를 통해 한국의 소리를 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입양부모인 스티븐 원로 씨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물놀이패 '신바람'은 1.5세, 2세 한국인, 한국계 입양인뿐 아니라 한국인 가족이 있거나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1990년 한국에서 여자아이를 입양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원로 씨와 그의 부인 마사 비커리 씨는 "사물놀이를 통해 머리뿐 아니라 마음과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사물놀이를 통해 한국의 정신이 계승되는 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방문 당시 아이에게 한국을 기억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LP를 구입한 것이 사물놀이에 빠진 계기가 됐다. 2005년 김덕수 놀이패의 미네소타 공연을 직접 관람한 뒤 아이들과 함께 사물놀이를 배워보겠다고 결심하면서 풍물패 '신바람'을 만들었다.
부부는 미국 북서부의 한인 입양인과 한인 사회 소식을 전하는 영문 계간지 '코리안 쿼털리'도 발행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으나 신기하게도 공연 요청이 밀려들면서 그야말로 '신바람' 나게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원로 씨는 "장구, 징 등 간단한 악기를 사용하지만 각각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된다"며 "사람을 치유하고 격려하는 음악"이라고 사물놀이를 치켜세웠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하고 한인 행사나 한미 교류 관련 행사마다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최근 11월 초 충청남도 부여에서 열리는 '세계 사물놀이 한마당'에 초청받아 특별연습에 한창이다.
외환은행으로부터 일부 후원을 받기로 했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모금도 시작했다.
'신바람'이 만들어진 직후인 2005년과 2008년에도 이 축제에 초청받아 참석했던 이들은 이번 축제에서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고 세계 각국의 풍물패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원로 씨는 "미국에서는 다른 풍물패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한국에 가면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고 다른 공연을 보며 자극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면서 "그 사이 회원이 많이 늘었는데 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입양인인 수전 위금-존슨 씨는 "설 한인 행사에서 본 '신바람'의 공연에 감명을 받고 얼마 전부터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사물놀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사물놀이는 나에게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고 털어놓았다.
경기도 부천에서 1년간 영어 교사로 일한 적이 있다는 존슨 씨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을 다시 방문하기를 고대해왔다"면서 이번에 방한하게 되면 생모를 찾아볼 생각이다.
'신바람'의 한국 방문을 돕는 방법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http://igg.mShinparamMN-World-Samulnori-Festiv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3 09: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