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한인 여성은 모두 한국 홍보대사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독도나 동해 표기 문제처럼 한국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고치는 데 앞장서는 게 국제결혼한 한인 여성입니다. 이들의 네트워크가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지난 7일부터 서울 양재동의 The-K-호텔(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회 국제결혼여성 세계대회를 차질 없이 이끌어온 신영숙(59) 준비위원장은 9일 폐회식을 앞두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제결혼 한인 여성들의 가치를 역설했다.
"국제결혼 한인 여성은 50만 명에 이릅니다. 시부모와 남편, 그리고 2명의 자녀를 더하면 300만 명의 '친한파'가 해외에 있는 셈이죠.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이 이들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세계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는 5천 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매년 고국에서 대회를 개최해 회원 간의 네트워크를 다지고 국내 다문화 단체를 돕는 등 모국과의 상생에 주력하고 있다.
여름부터 회원의 대회 참여를 독려해온 신 위원장은 "일반적인 한인 단체와 달리 국제결혼 여성은 가족과 주변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행사 홍보를 더 하고 참여를 독려해 전체 회원의 10%인 500명이 참석하는 대회로 키우는 게 집행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국제결혼 여성들은 가정에서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직장과 사회단체에서 활발히 사회활동도 합니다. 각자 휴가를 내고 자비를 들여서 친정인 고국의 행사에 참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죠. 정부가 좀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후원해 준다면 더 많은 회원을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워요."
신 위원장은 고국이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 저변에 깔린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하루속히 걷어내야 모국과 상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국은 물론이고 거주국의 한인사회조차도 한인 간 결혼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인식이 많다"면서 "그러다 보니 국제결혼한 여성들은 눈에 띄는 것이 부담스러워 외국인 남편과 함께 고국으로 친정 나들이에 나서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전했다.
고국이 이들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거주국에 묻혀만 살던 많은 국제결혼 여성이 한민족의 이름 아래로 당당히 뭉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신 위원장의 주장이다.
197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해 국방부 인사과에 근무하기도 한 그는 공군 조종사인 남편을 만나 워싱턴에 정착했다.
그는 5년 전부터 국제결혼 한인 여성 모임인 워싱턴여성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올해 회장으로 선출돼 봉사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워싱턴여성회는 15년째 동두천 ACA다문화학교를 후원해오고 있으며,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한인 자녀 6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9 15: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