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아만다 데이비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교육부 언어교육부장은 "다문화사회에서 다양한 언어를 배울 때 글로벌 시티즌이 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된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이 주최하고 경희대 국제교육원이 주관한 '한국의 다문화 사회화와 언어교육 정책' 학술대회에 참석차 방한한 데이비스 부장은 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호주 인구의 약 3분의 1이 거주하며 많은 이민자가 사는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학교에서 35개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데이비스 부장은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언어교육정책을 관장한다.
다음은 아만다 데이비스 언어교육부장과의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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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다문화 현주소와 호주의 언어정책은.
▲전체 호주 국민의 26%가 이민자이고, 46%는 부모님 중 한 명이 적어도 이민자일 정도로 다문화사회다. 현재 300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호주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의 언어정책은 없다. 주 정부 차원에서 모든 정책의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정책을 만들자고 해서 2012년부터 만들려는 기미가 있긴 한데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우스웨일즈 주의 언어교육은 어떻게 되고 있나.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의 교육과정 중에 필수과목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은 7~8학년(우리나라 중1~2학년) 때 배우는 100시간이 전부다. 언어교육은 유치원부터 제공이 되지만, 대부분 선택과목이어서 '맛보기' 형태다. 앞으로 더 많은 필수과목으로 언어가 들어가고,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하고 있다.
--호주에서의 한국어 보급 현황은 어떤가.
▲초·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 수가 작년보다 올해 두 배 정도 증가했다. 한류 영향과 한국 정부의 지원이 큰 덕택이다. 특히, 하루에 1.5시간씩 수업을 한국어로 하는 이중언어반도 있어서 한국어보급이 잘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 다른 언어에 비하면 극히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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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호주의 '대아시아 정책 백서' 5번째 언어에 포함됐다. 의미는.
▲2012년 호주는 '호주의 대아시아 정책 백서'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언어에 4대 주요 아시아 언어인 중국어·힌디어·인도네시아어·일본어가 들어갔다. 지난 8월에는 케빈 러드 전 연방 수상이 한국어를 5번째 우선순위 언어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의 방향이긴 하지만, 규제 조항은 아니다. 그래도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좋은 소식일 것 같다.
--한국어보급을 위해 한국 정부와 어떤 협력을 해나가나.
▲2011년 뉴사우스웨일주 교육부와 한국 교육부가 한국어를 보급하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리고 한국어 교사 워크숍을 위해 한국 교육부와 문화부에서 장소·음식·게스트 스피커 등 각종 지원을 준다. 실제 한국어 보급이 퍼지고 있고, 앞으로 한국 정부와의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의 언어정책에 대해 조언한다면.
▲다문화사회에서 모든 언어를 포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글로벌 시티즌이 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된다. 언어를 배우면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지킬 때 더 좋은 국민이 될 수 있다. 호주에서 장려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바르게 알 때 좋은 호주인이 되고, 글로벌 시티즌이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9 1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