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특별기획 '동백아가씨' 26일 독일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가수 이미자의 노래 '동백아가씨'가 유럽의 중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울려 퍼진다.
MBC가 한독수교 130주년과 근로자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26일 프랑크푸르트 야훈더트할레 공연장에서 '이미자의 구텐탁, 동백아가씨' 공연을 여는 것. 이미자는 공연에서 '동백아가씨'를 비롯한 자신의 여러 히트곡을 부른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미자는 "그동안 숙원이었던 이번 공연이 내 가요 생활에 가장 큰 획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혼신의 힘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올해 내 나이가 일흔셋이고, 내년이 데뷔 55주년이다. 아무리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몸이 되면 할 수 없는데, 다행히 하늘의 은혜로 노래를 마음껏 불러 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1960년대 독일로 파견된 2만여 명의 젊은 광부와 간호사의 노고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이미자를 중심으로 가수 조영남, 그룹 2PM이 한국 가요의 어제와 오늘을 선보이는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MBC 관계자는 2천500석 규모의 공연장이 관람 신청을 받은 지 3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고 현지의 열기를 전했다.
출연진은 '동백아가씨', '엘레지의 여왕', '흑산도 아가씨', '여자의 일생', '화개장터', '내 고향 충청도', '열아홉 순정' 등 40곡 가까이 부른다.
특히 이미자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동백아가씨'는 1964년 발표된 뒤 애절한 멜로디와 가사로 당시 국내 팬들은 물론 파독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미자는 "나는 그 시대 사람이다. 1963년 간호사와 광부들께서 떠나는 모습과 고생하시는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 모두 봤다. 시대의 어려움을 피부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어서 더욱 위로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 시대 사람인 만큼 마음을 잘 달래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언제나 '과연 무대에서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긴장감이 오랜 시간 노래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의 하나"라며 "너무 뛰어나지도, 저조하지도 않은 꾸준함으로 성실히 살아온 것 같다"고 자신의 지난날을 겸손하게 돌아봤다.
이미자는 함께 무대를 서는 조영남과 2PM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이들의 선정에는 이미자의 의견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공연 앞둔 가수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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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영남에 대해서는 "항상 마음대로 살지만 노래하는 실력이 너무 좋다. 사생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웃음)"며 "본분인 노래를 잘 부른다. 가슴에 와 닿는 노래를 하니 자격이 있다"고 웃음이 묻어나는 칭찬을 선사했다.
이어 2PM에 대해서도 "K팝은 제가 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그룹 가운데에서도 2PM이 너무 예뻤다"고 호평했다.
이날 쌍꺼풀 수술을 한 모습으로 제작발표회에 동석한 조영남은 "이미자 선배님을 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수는 저 하나인 것 같다. 자랑스럽다"며 "선배가 공연하자고 하면 그냥 했다. 이번에도 선배가 하자니까 당연히 따라가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어 "파독 이후 현지를 방문한 당시 대통령께서 인사말 전에 통곡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눈물이 나서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있을까 걱정된다"면서 "죽기 전에 선배와 공연해 영광이다. 마치 은퇴 공연처럼 처절하게 공연하겠다"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아이돌 그룹 2PM은 제작발표회에서 두 대선배와 함께하는 무대에 대한 부담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들은 그룹의 히트곡은 물론 이미자의 데뷔곡 '열아홉 순정'을 새롭게 편곡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공연 앞둔 2PM. |
준케이는 "공연 기회를 주신 이미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열아홉 순정'은 저희 외할머니께서 즐겨 부르시던 노래다. 외할머니께서 노래를 부르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최선을 다해서 부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택연도 "대선배님들과 한 무대에 서게 돼서 영광이다. 저희는 퍼포먼스형 그룹인 만큼 '열아홉 순정'을 젊은층이 선호하는 신나는 음악으로 편곡해서 선보이려 한다. 열심히 준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MBC 김지은 문화사업국장은 "파독근로자께서 가장 사랑하는 가수인 이미자를 중심으로 조영남, 2PM과 함께 세대를 초월하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 유럽의 중심에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한국 가요 감상의 기회를 드리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송승종 예능1국 부국장은 "이번 공연은 한국과 독일 양국 스태프의 합작으로 제작된다"며 "파독 근로자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독일 교민과 현지인들에게 한국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무대를 꾸미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공연은 국내에는 11월말-12월초 방송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8 16: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