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의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 Ⅲ·Ⅳ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이번 음악회의 주제는 음악과 색채입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소리가 색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2006년부터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를 열어온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는 8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연의 특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이번 공연은 클로드 드뷔시부터 올리비에 메시앙, 죄르지 리게티, 트리스탕 뮈라이의 작품까지 음악의 색채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꾸며진다. 대부분이 한국 초연이거나 아시아 초연, 세계 초연이다.
"메시앙의 '천국 도시의 색채'같은 경우는 제목처럼 찬란한 색채를 내뿜는 곡이에요. 어떤 소리는 노란색으로 들리고, 어떤 소리는 금빛 띠가 둘려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굉장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분명히 색과 소리가 연결될 겁니다."
그가 또 한가지 강조한 작품은 둘째 날 공연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뮈라이의 피아노 협주곡 '세계의 탈주술화'다.
뮈라이는 다양한 음색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근거를 다시 작곡에 사용하는 프랑스 '스펙트럼 음악'의 대표적 작곡가로 꼽힌다.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공동 위촉한 작품이기도 하다.
"현대음악이지만 독일식 현대음악보다 훨씬 친숙하고 아름답게 느껴지실 겁니다. 음의 스펙트럼에 기초를 두고 음향을 만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듣기도 상대적으로 편안합니다."
이 밖에도 리게티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음향과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선율들', 드뷔시의 '유희', 영국 출신의 떠오르는 현대 작곡가 줄리안 앤더슨의 '시간의 책' 등이 연주된다.
지휘는 스위스 출신의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 티에리 피셔가 맡고, 피아니스트 프랑수아-프레드릭 기는 협연자로 나선다.
진은숙은 "'아르스 노바'를 그저 어려운 현대음악 음악회로 이해하는 것은 아쉽다"며 "흔히 들을 수 없고, 신기하고, 재밌는 음악회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하고 또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대음악은 물론 차이콥스키의 '비창'이 주는 마음의 위로 같은 것을 주진 못합니다. 감상적 차원에서 듣는 고전·낭만 음악과는 또 다른 층위에서 펼쳐지는 음악이죠. 그 다른 세계를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Ⅲ·Ⅳ = 9일 오후 7시 30분 세종체임버홀, 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만-3만원. ☎1599-1210.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8 14: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