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는 왼쪽과 오른쪽이 유난히 잘 연결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것이 그의 천재성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중국과 미국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뇌 표면을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분석한 결과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腦梁 corpus callosum)이 유달리 발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브레인' 저널에 발표했다.
뇌량은 뇌에서 가장 큰 섬유 덩어리이자 좌우 뇌를 연결해 상호 소통 역할을 하는 부위인데 아인슈타인의 뇌량을 이처럼 자세히 분석한 연구는 이것이 처음이다.
중국 화둥(華東)사범대학의 물리학자 웨이웨이 멘 박사는 지난해 아인슈타인의 뇌 회백질 분석 연구를 발표한 미국 플로리다 스테이트 대학의 진화인류학자 딘 포크 교수와 공동으로 아인슈타인의 뇌량을 연구했다.
이들은 한쪽 뇌에서 다른 쪽 뇌로 신경이 건너가는 뇌량 전체를 부위별로 나눠 두께를 측정하고 각기 다른 색깔로 표시했다.
두께는 좌우 뇌를 연결하는 신경의 수, 즉 양쪽의 특정 부위가 얼마나 잘 연결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체 길이 중 어느 부위에서 섬유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느냐에 따라 어떤 기능을 발휘되는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손의 움직임은 뇌의 앞쪽 부위와 관련돼 있고 속셈은 뇌의 뒤쪽과 관련돼 있다.
연구진은 특히 아인슈타인의 뇌 측정 자료를 그가 26살이었던 1905년에 채취된 노인 15명 중 한 명과 그의 동갑내기 남자 52명 가운데 한 명의 자료와 비교한 결과 아인슈타인 경우 대조군에 비해 뇌 특정 부위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적의 해'로 불리는 1905년 26살의 아인슈타인은 현대 물리학의 기초를 세우고 공간과 시간, 질량과 에너지에 관한 기존 학계의 견해를 바꿔놓은 네 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이 76세를 일기로 사망한 뒤 부검을 맡았던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는 그의 뇌를 적출해 보관했으며 여러 각도에서 사진 14장을 촬영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위해 수백 조각으로 얇게 잘랐다.
하비는 일부 현미경 슬라이드를 제출하긴 했지만 아인슈타인의 뇌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뇌 사진은 혼자서 보관해 오다가 책을 완성하기 전에 사망했고 사진들은 수십년간 공개되지 않았다.
하비의 유족들은 지난 2010년 포크 교수 연구팀의 한 학자와 교류하면서 사진들을 워싱턴D.C.에 있는 국립보건의학박물관에 기증했다.
포크 교수팀은 지난 2011년부터 사진을 분석해 아인슈타인의 뇌 대뇌피질, 즉 의식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표면의 회백질에 전반적으로 남보다 훨씬 복잡한 주름이 잡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회백질 층이 두꺼운 사람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IQ)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7 11:4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