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법정소송서 잭슨 유족 패소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책임을 둘러싼 잭슨 가족과 공연기획사 AEG 라이브 간 법정공방에서 배심원단이 AEG 라이브의 손을 들어줬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사건 배심원단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열린 숨진 잭슨의 모친 캐서린 잭슨(83)이 공연기획사 AEG 라이브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AEG가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리 박사를 고용한 것은 인정되지만, 머리 박사의 고용이 부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고 평결했다.
정상적인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데다 무모한 약물처방 등 의료인으로서 문제가 있다는 과거 전력도 없는 등 기획사가 그를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었다는 게 평결의 요지이다.
캐서린 잭슨은 앞서 2009년 잭슨의 런던 복귀 공연을 맡은 AEG가 당시 잭슨의 몸 상태를 알면서도 무리하게 공연을 추진해 결국 잭슨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잭슨 가족들은 재판과정에서 당시 잭슨이 주치의였던 콘래드 머리 박사로부터 치사량의 수면용 마취제 프로포폴을 받아 투약해서 사망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치의를 고용한 AEG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폈다.
머리 박사는 지난해 11월 과실치사죄가 인정돼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남성과 여성 6명씩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5개월간의 재판을 마무리한 후 지난 사흘간의 평의를 거쳐 이날 만장일치로 이같이 평결했다.
잭슨 가족은 AEG 라이브에 잭슨의 사망에 따른 경제적 배상금 16억 달러(약 1조7천억원)와 자녀 3명에 대한 심리적 배상금 8천500만 달러(약 913억원) 등을 요구했다.
ABC 방송은 기획사 측의 변호인인 마빈 푸트남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잭슨 가족이 소송 초기 무려 402억 달러(약 43조2천억원)의 배상을 요구했었다고 전했다.
푸트남 변호사는 평결 직후 취재진에게 "배심원단의 평결은 AEG 라이브가 책임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줬다"며 "마이클 잭슨의 사망은 끔찍한 비극이지만 AEG 라이브가 만든 비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잭슨 가족의 변호인인 케빈 보일 변호사는 "법적인 부분이나 사실관계 등을 고려해 가능한 모든 선택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심원장인 그레그 바든은 "머리 박사의 채용이 부적합하거나 과실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그(머리 박사)가 도덕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결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지만 배심원은 평결지침과 양식에 맞춰 이같이 평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은 소송 초기 40조원을 넘는 천문학적인 배상액수에다 재판과정에서 톱스타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재판에는 잭슨의 모친인 캐서린, 아들 프린스(16), 전 아내 데비 로우 등 모두 50명이 나와 법정 증언을 했다.
특히 '팝의 황제'인 마이클 잭슨의 약물 사용 행태와 불면증 등에 시달리는 모습 등 사망 직전 행적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3 11: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