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서명곤 김승욱 기자 = 한국이 보유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의 표지를 장식한다.
아라온호에 동승해 북극해 탐사에 나선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연구소의 프랑크 니센 연구원은 26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측으로부터 아라온호가 북극해를 탐사하는 사진이 10월호의 커버 사진으로 확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는 극지·지질·해양·대기 등 지구과학 및 지구환경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로 한국 연구팀의 활동 장면이나 연구결과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의 표지사진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호 본문에는 알프레드 니센 연구원과 극지연구소 남승일·홍종국 박사 연구팀이 아라온호에 승선해 북극해를 탐사한 연구결과가 실린다.
연구팀은 제4기 빙하기 동시베리아해에 존재한 빙상(Icesheet)의 증거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빙상이란 대륙을 광범위하게 덮은 빙하로 면적이 5만㎢ 이상인 것을 말하며 제4기 빙하기는 약 26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있었던 빙하기를 뜻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제4기 빙하기 때 북극해 주변 대륙을 덮은 빙상이 북극해까지 뻗어나가 북극해의 가장자리가 빙상에 덮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북미, 그린란드, 러시아 서북부 해안에서는 발견됐으나 러시아 동북부 동시베리아해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라온호에 승선해 동시베리아해 해저지형을 정밀조사한 결과 빙상이 해저면을 긁으면서 형성된 대규모 `빙하침식 선형구조'를 발견, 동시베리아해 빙상의 존재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이미 지난달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소개됐으며 네이처 측은 이번 발견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해 이달 30일 출간되는 10월호 인쇄본에도 게재하기로 했다.
남승일 박사는 "네이처의 커버 페이지로 아라온호가 북극의 해저를 탐사하는 광경을 담은 사진이 선정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이는 북극 탐사의 후발국인 우리나라가 독일과 함께 수행한 연구성과를 네이처지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 박사는 "앞으로 아라온과 함께 북극해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밝히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규명하는 등 지질학적 의문을 밝혀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라온호는 지난달 5일 인천항을 출항해 러시아 축치 자치구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축치해에서 탐사 활동을 벌인 데 이어 캐나다 북쪽 보퍼트해에서 해저지형을 탐사한 후 귀항 중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6 08: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