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분석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인 컴퓨터(PC) 운영체제(OS)인 윈도XP 지원을 종료하는 시점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윈도7로 갈아타는 이용자가 예상치 못한 불편과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원 중단 7월 앞둔 XP, 윈도OS 환승 시 짚어야 할 함정'이란 분석 보고서에서 윈도XP 이용자가 윈도7로 OS를 변경하면 XP에서 사용하던 파일 공유 서버나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접근 자체가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XP와 윈도7 이상 판은 초기 설정이 달라 랜 관리자(파일 공유 서버에 접근할 때 인증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인증 수준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이용자가 직접 서버 설정을 변경하거나 랜 관리자의 인증 설정 수준을 바꿔줘야 한다.
윈도7의 강점으로 내세운 보안 기능 강화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악성 프로그램에 의한 설정 변경을 방지하기 위해 윈도7에 탑재한 사용자 계정 관리(UAC) 기능 때문에 응용 프로그램이 시작되지 않거나 로그온 스크립트(응용프로그램 수행 같은 네트워크 환경 구성 기능)가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경우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책은 UAC를 비활성화하는 것밖에는 없다.
윈도7로 갈아탈 때 겪을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오피스 프로그램과 윈도 기본 메일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도 함께 변경해야 한다는 점.
윈도XP 지원 종료와 함께 사무용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오피스2003에 대한 지원도 끝나기 때문에 오피스2010이나 2013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둘은 모두 2003과 사용법이 확연히 달라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더구나 오피스2003에서 사용하던 매크로(반복처리 자동화 기능)은 2010이나 2013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오피스 매크로를 포함하는 업무용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업이라면 업무에 큰 지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윈도XP에서 합법적이었던 일부 활동을 윈도7에서는 불법으로 간주할 위험도 있다.
지금까지 XP에서는 OEM 면허는 이미지 배포가 허용됐지만 윈도 비스타 이후 판에서는 이미지 배포가 금지돼 있다.
주문자상표부착품(OEM)판을 사용하는 기업이 이미지 파일 배포를 계속하려면 별도의 비용을 들여 '볼륨 면허용' 윈도나 '볼륨 면허용 윈도 설치 미디어'을 구입해야 한다.
NIPA관계자는 "윈도7이나 8은 XP보다 새로운 기능이 많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한다면 오히려 XP보다 불편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성급한 변경보다는 꼼꼼한 전환 실행 계획을 세우고 OS를 변경하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1년 출시된 윈도XP는 기업용 PC의 표준 OS로 10년 넘게 국내에서 사용돼왔지만 MS는 보안 위협 증가를 이유로 내년 4월 8일 모든 지원을 종료한다.
NIPA와 MS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PC 4천350만대 중 32.75인 1천480만대가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3 05: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