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아날로그 흑백 프린트를 고집하는 사진작가 민병헌(58)이 새로운 자연시리즈를 들고 돌아왔다.
대표작인 '잡초(Weed)', '안개(Deep Fog)', '나무(Tree)', '설경(Snowland)', '폭포(Waterfall)'를 잇는 신작 시리즈는 '강(River)'이다.
민병헌은 섬세하고 서정적인 느낌의 중간톤 회색조 프린트 작업으로 유명한데 이 미묘한 회색조 덕분에 그의 사진은 절제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1987년 돌덩이가 여기저기 박히고 자갈이 굴러다니는 거친 땅을 있는 그대로 촬영한 '별거 아닌 풍경'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1990년대에 '잡초' 시리즈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에 내놓은 '강' 연작은 작가가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각오로 작업한 작품이다.
고요하게 흘러가는 강물이나 물안개가 낀 강변의 차분한 풍경을 담은 사진은 한 점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전시에서는 액자의 유리를 제거해 관람객의 눈과 작품 사이에 아무것도 없이 민병헌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회색조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사진 한 점이 완성되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작업하는 작가의 고집이 보이는 듯하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 성인 6천원, 학생 5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9 09: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