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 미츠코 日 다큐 감독 감동
영화는 내년 9월 6일 이중섭 기일에 개봉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천재 화가' 이중섭(1916∼1956)은 일본인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93)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독 '뽀뽀'라는 단어만 한글로 써 애틋한 사랑을 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섭의 아내'라는 가제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사카이 미츠코 감독은 15일 오후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중섭 화백이 마사코씨에게 보낸 편지는 일본어로 적혀 있는데 '뽀뽀'라는 표현만 한국어로 썼다"고 편지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했다.
미츠코 감독은 "영화 제작사로부터 마사코씨에게 보낸 편지의 복사본을 받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며 "지난 7월에 이중섭 화백의 가족이 서귀포에서 살았던 집과 게를 잡았던 바닷가를 다녀왔고 그런 곳을 중심으로 영화를 촬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는 이중섭 화백의 네 식구가 아주 즐겁게 살았던 추억의 장소로 마사코씨의 기억에 남아 있다"며 "그림이나 편지로 가족에 대한 사랑, 이중섭이 마사코에게 보낸 사랑, 마사코의 사랑을 많이 느꼈고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초등학교 교과서에 황소 그림이 소개됐다고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서귀포 바닷가에서 게를 잡는 아이들을 부부가 멀리서 바라보는 그림을 특히 좋아한다"며 "가족에 대한 생각이나 사랑이 많이 드러난 작품을 중점적으로 찍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츠코 감독은 "이중섭 화백은 한국에서는 매우 유명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다큐를 통해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주에서는 16일부터 19일까지 촬영하고 이중섭 화백이 잠시 머물렀던 통영과 서울, 부산에서도 촬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제주도 촬영분이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덕'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야마모토 마사코라는 한 여성의 일생을 통해 '천재 화가' 이중섭을 조명하고 당시 한국과 일본의 시대상도 보여줄 이 영화는 이중섭 화백의 기일인 내년 9월 6일 일본 내 30여개 영화관에서 동시에 개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5 16: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