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회장 기자간담회…"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를 유연하게 바꾸는 게 절실합니다."
김관영(57) 한국리츠협회장이 국내 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행 국토부의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꾸는 등 유연화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회장은 13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리츠는 자본시장에서 발전가능성이 큰 상품인데 국내에선 제도상의 유연성 부족과 홍보 미흡으로 발전이 더디다"며 앞으로 리츠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홍보를 강화하는데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란 주식 또는 수익증권 등을 발행해 다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운용하고 나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1960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리츠는 국내에는 일반 국민에게 부동산 간접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명분으로 2001년 처음 도입됐다.
2002년 5천584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리츠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9조5천억원으로 성장했으나 이는 미국(724조원)은 물론이고,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일본(87조원)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는 것이다.
게다가 2011년에는 리츠 회사 한 곳이 고객의 투자금을 횡령하는 사고까지 터지며 경쟁 관계인 부동산펀드(REF)와의 규모 차가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리츠의 순자산은 5조4천억원인 반면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은 19조9천억원으로 리츠의 약 4배에 이른다.
김 회장은 "부동산펀드는 설립 후 금융위원회에 신고만 하면 되지만 리츠는 최소 1∼2개월이 소요되는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해 기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 손실이 났을 때 정부가 책임지는 구조도 아닌데 투자상품에 인가제를 고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리츠와 관련된 법적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바꾸려면 현행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꾸고, 투자운용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츠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일반인들이 부동산에 간접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며 "리츠를 옥죄는 제도를 조금만 손질하면 어려움에 부닥친 리츠 업계가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츠가 커지면 건설 쪽으로도 파급효과가 날 수 있다"며 최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가 매입한 서울 충무로 건물을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건설 인력 200∼300명이 매일 투입되는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양대 경상대 교수를 지낸 김관영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을 설립해 대표이사로 변신한 인물로 국내 리츠 회사 가운데 최초로 호텔을 투자상품화하고, 국내 리츠 가운데 유일하게 병원 부동산(차병원 '차움')을 보유하는 등 리츠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정적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그는 "운 좋게도 창사 이래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오피스빌딩, 호텔 등을 뛰어넘어 상가와 물류창고, 해외시장 쪽도 새롭게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3 17: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