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하루 한두 권밖에 팔리지 않던 동화책이 인기 드라마의 결말을 암시하면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14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일본 그림동화책 '폭풍우 치는 밤에'는 이날 자체 집계 '어린이 베스트셀러' 순위과 '전체 종합 일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고,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6위에 올랐다.
'어린이 베스트셀러'와 '종합 베스트셀러'는 최근 7일간 판매량과 주문수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이 동화책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게 12일 밤 이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놀랍다.
일본 작가 기무라 유이치가 쓴 '폭풍우 치는 밤에'는 먹이사슬 관계인 늑대 가부와 염소 메이가 우연히 하룻밤새 친구가 된 뒤 둘만의 비밀 우정을 지켜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화책 구매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SBS 인기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 덕분이다.
결정적인 대목에서 출연진이 동화의 내용을 거론하며 베일에 가린 결말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주중원(소지섭 분)을 납치한 한나(황선희)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동화의 비극적 결말을 언급했다. "늑대와 염소 중 염소를 더 좋아했던 늑대가 죽는다"고 설명한 것.
와중에 주중원은 12일 방송 끝부분에서 살해 위기에 처한 태공실(공효진)을 구해낸다. 앞선 방송에서는 태공실이 주중원과의 사랑을 동화 속 늑대와 염소에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주중원의 죽음 여부와 결말 등의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자 시청자들은 '폭풍우 치는 밤에'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 동화책은 그동안 하루에 한두권씩 간헐적으로 판매됐는데,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언급된 12일에 500권이 팔렸고 13일에도 오후 7시까지 850권이나 판매됐다고 예스24는 설명했다. 이 동화책이 포함된 '가부와 메이 이야기 6권 시리즈' 세트도 12일과 13일에 각각 300세트와 640세트나 나갔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와 관계됐다고 하더라도 동화책이 이처럼 갑자기 많이 팔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주군의 태양'의 방송 분량이 아직 남았기 때문에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12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시청률이 20%에 육박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총 16부작으로 예정됐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4 11: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