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위대한 수학문제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도에서 인접한 두 나라를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할 때 최소한 필요한 색깔은 몇 개일까.
답은 4가지 색이다. 4색이면 어떤 복잡한 지도도 각 구역이 구분되게끔 칠할 수 있다는 유명한 '4색 정리'다.
간단해 보이지만 수학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난제(難題)였다. 증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증명에는 방대한 계산이 필요했다. 결국 1976년 어펠과 하켄 교수가 1천 시간 넘게 컴퓨터를 활용해 수학적 귀납법으로 증명해냈다.
신간 '위대한 수학문제들'(원제: The Great Mathematical Problems)은 '4색 정리'를 포함해 수학사를 뒤흔든 14가지 난제를 일반인 눈높이에 맞게 소개한 책이다.
책은 영국 수학자이자 대중과학 저술가인 이언 스튜어트가 썼다. 수학난제에 얽힌 역사와 수학자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물론 수학난제가 실제 우리 삶에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도 짚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공식을 많이 배제하면서도 개념을 설명하는 것을 지침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책에서 다룬 난제 가운데 유명한 것은 증명에 거액의 상금이 걸린 '세계 7대 난제'다. 이 난제들은 지난 2000년 미국 클레이 수학 연구소가 선정했으며 100만 달러씩 상금을 걸고 학자의 도전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해법이 공식화된 것은 '푸앵카레 추측' 하나뿐이다. 푸앵카레 추측은 100년 전 '천재 수학자' 푸앵카레가 3차원 공간에 대한 연구 끝내 내놓은 이론인데 이를 증명하지 못해 '추측'이라고만 불렸다.
2003년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마침내 이를 증명하지만 그는 클레이 수학 연구소의 100만 달러 상금은 물론 수학계의 노벨상 격인 필즈상 수상마저 거부하는 기행을 보였다.
7대 난제 중 나머지 6개는 P/NP 문제, 호지 추측, 리만 가설,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버츠-스위너튼-다이어 추측이다.
이 가운데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은 지난 4월 물리학자인 건국대 조용민 교수가 해법을 찾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다만 아직 이에 대해 수학과 물리학 사이에 견해차가 있고, '풀었다'는 말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책은 14가지 주요 수학 난제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꿔 놓을 12가지 문제'도 마지막 장에서 소개한다.
개미의 행동 패턴과 관련된 '랭턴의 개미'는 수만 명이 모인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때 활용될 수 있고, 원형 트랙을 도는 경주자가 어느 시점에서 외로워질지를 살펴보는 '외로운 경주자 추측'은 도시 교통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재권 옮김. 반니. 492쪽. 2만3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9 10: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