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그리드란 대각선(Diagonal)과 격자(Grid)의 합성어로 대각 가새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형태의 구조를 말한다. 다이아그리드의 뼈대는 기둥과 가새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건물이 받는 하중을 효과적으로 저항해낸다.
김종락 숭실대 건축학부 교수는 “다이아그리드 공법은 댓살을 교차시키며 엮은 죽부인과 원리가 비슷하다”며 “죽부인이 내부가 비어 있지만 사람이 베고 누워도 댓살 구조를 유지할 만큼 충분한 힘을 갖는 것처럼 다이아그리드도 기둥 없이 건물의 하중을 견딘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첨탑부는 다이아그리드를 통해 건물 전체를 받치는 중앙의 코어(기둥) 1개만 있을 뿐 별도의 내부 기둥이나 지지대를 세울 필요가 없어 탁 트인 전망대 등 내부에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이아그리드의 최대 장점은 태풍과 지진과 같은 횡적 저항을 높여주는 것이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전현수 책임은 “다이아그리드는 바람이 부딪칠 때 마름모꼴의 구조가 인장력(당기는 힘)과 압축력(누르는 힘)으로 번갈아 가며 저항해서 태풍과 지진 등에 견뎌내는 능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첨탑부의 다이아그리드와 아웃리거, 벨트트러스 등 첨단 구조물이 횡적 저항을 높여줘 순간 최대풍속 80m/s와 진도 9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건물 외벽인 ‘커튼월’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면서 아름다운 외관을 갖추는 효과도 있다. 다이아그리드는 입체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비틀어지고 기울어지는 비정형 형태의 건물로도 설계가 가능하다. 실제 다이아그리드는 초고층 및 독창적 디자인의 건축물에 많이 적용되고 있고 롯데월드타워는 건물의 미적(美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우아한 곡선으로 시공될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 첨탑부에 설치되는 다이아그리드는 프라이빗 오피스 107층(약 435m)부터 전망대를 거쳐 월드타워 최고 높이의 지점(555m)까지 들어서며 높이만 무려 120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의 구조물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초고층 건립 기술과 관련한 연구 및 국책연구과제를 병행 수행해왔고, 다이아그리드의 안전한 시공을 위해 (사)한국강구조학회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해 고도의 시공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향후 초고층 다이아그리드 공법, 초고강도 콘크리트 수직압송기술 등 축적된 초고층 관련 신기술을 통해 초고층 건설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올해 3월 24일 국내 첫 100층을 돌파한 롯데월드타워는 현재 111층까지 올라간 상태며 123층, 555m에 이르는 건물 외관 공사를 마무리한 후 내부 공사를 거쳐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