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이 추천하는 단풍길은 경사가 완만한 산책길로 등산보다는 가벼운 나들이를 하기에 좋고 남녀노소가 쉽게 걸으며 오색찬란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가야산국립공원 소리길은 홍류동 계곡을 따라 단풍과 어우러진 저지대 탐방로로 가족과 함께 단풍을 즐기기에 좋다. 붉은 가을단풍에 흐르는 물까지 붉게 보인다하여 이름 붙여진 홍류동 계곡은 가야산 입구에서 해인사까지 이르는 4Km의 구간으로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상암~영산교 구간(0.8km)은 턱이나 계단이 없는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되어 있어 노인, 장애인도 쉽게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의 단풍은 핏빛으로 표현될 만큼 붉다. 피아골 직전마을∼피아골 삼거리 구간은 총 8㎞ 구간으로 탐방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그 중 연곡사에서 시작되는 지리산 피아골 계곡 단풍은 직전마을에서 연주담, 통일소, 삼홍소까지 이르는 1시간 구간이 으뜸으로 피아골단풍의 절경들을 모두 볼 수 있다.
공단은 사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호젓한 단풍길도 추천했다.
계룡산국립공원은 갑사, 신원사, 동학사 등 유서 깊은 사찰들이 있어 호젓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계룡산 갑사는 ‘춘(春)마곡 추(秋)갑사’라고 할 정도로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5리 숲이라고 불리는 계룡산 갑사 진입로는 가을이면 단풍으로 벌겋게 달아올라 장관을 이룬다.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의 수렴동계곡은 백담사에서 영시암을 거쳐 수렴동대피소까지 이어지는 길로 설악산 단풍명소로 유명하다. 설악산의 여느 계곡과 달리 산길이 평지처럼 순탄하고 길을 수놓는 오색단풍과 투명한 계곡은 한 편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다만, 설악산국립공원 계곡길을 찾을 때는 낙석 위험이 있는 곳을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오대산국립공원 선재길은 사찰로 가는 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마사토와 모래, 황토 등을 혼합한 순수 흙길을 걸으며 가을의 향을 느낄 수 있다. 걸음마다 계곡과 단풍이 잘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주왕산국립공원 절골계곡의 단풍길은 주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으나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한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절골계곡 탐방로는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3.5km 구간이다. 왕복으로 7km에 이르는 긴 거리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험난한 길이 없고 완만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공단은 서울에서 가까운 단풍 명소로 북한산국립공원의 둘레길인 우이령길을 선정했다. 왕복 2시간 정도의 우이령길은 서울 우이동에서 경기 양주시 장흥으로 이어지는 길로 수많은 나무들이 단풍과 함께 가을의 조화를 이뤄낸다.
특히 오봉전망대의 도봉산 명물인 공깃돌을 닮은 다섯개 바위 봉우리는 붉은 단풍에 둘러싸인 장관을 연출하며 가을철 사진찍기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우이령길은 전체 구간이 완만해 어린이나 노인도 큰 어려움 없이 단풍 산책을 할 수 있다. 다만 1일 1,000명으로 탐방 예약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10월 셋째주와 넷째주인 단풍 성수기 주말에는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이 밖에 전통적인 단풍 명소인 내장산국립공원의 내장탐방지원센터~내장사와 탐방안내소~원적암~벽련암 구간, 치악산국립공원의 구룡탐방지원센터~세렴폭포와 성남공원지킴터~상원사~남대봉 구간, 속리산국립공원의 화양동탐방지원센터~학소대 구간, 무등산국립공원의 원효분소~바람재 구간 등을 단풍명소로 추천했다.
공단은 단풍길 뿐만 아니라 은빛 물결을 이루는 억새밭에서 가을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소개했다. 경주국립공원의 암곡 억새밭과 월출산의 도갑지구~억새밭을 지나는 길은 억새의 물결 속에서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다.
전국 국립공원 단풍은 10월 초순 설악산에서 최초로 시작됐으며, 중순쯤 소백산과 월악산을 거쳐 11월 초에 내장산, 지리산 등으로 남하할 것으로 보인다.
단풍 절정 일은 설악산 등 중부지방은 10월 18일 경, 내장산 등 남부 지방은 11월 첫째 주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저지대의 옻나무류, 단풍나무류, 참나무류 등은 10월 중순부터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일조량이 많고 다음 달 초까지는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져 단풍의 빛깔이 아주 곱게 물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장훈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실장은 “단풍철에는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만큼 안전에 주의하고 자기 체력에 맞는 단풍 탐방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