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음반 '예뻐예뻐' 발표…"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 담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 3월 첫 미니음반 '코드(CODE)#01 나쁜 여자'로 데뷔한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는 여느 팀과는 다른 행보로 치열한 신인 시장에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귀여움으로 승부하는 대신 매서운 아이라인으로 무장하고 "나쁜 여자란 바로 나를 보고 하는 말"이라며 당돌하게 외친 것.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 출신 소정의 차진 보컬은 흥겨운 스윙 리듬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최근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레이디스 코드는 "요즘은 모두가 다 잘하기 때문에 실력만 키워서는 안 된다"며 "우리끼리의 생각이지만, 우리는 무대에서 가창력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레이디스 코드가 반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미니음반 '예뻐예뻐'는 전작 '나쁜 여자'보다 한층 '걸그룹스러워진' 점이 눈에 띈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펑키한 기타 리듬에 경쾌한 브라스 연주가 빚어내는 신나는 분위기가 포인트로, 가사의 메시지도 밝아졌다.
"저번에는 약간 어두운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스타일로 표정없이 불렀다면, 이번에는 상큼하고 통통 튀어요. 표정이나 연기도 더 예쁘게 보이죠."(은비)
그러나 그룹의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모든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겠다'는 팀의 색깔은 여전하다.
소정은 "당당한 여성을 표현하고 싶어서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노래가 밝아서 지난 음반보다 부르기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더 어려워졌다. 중간에 솔(Soul) 느낌도 나고 표현을 잘 해야 하는 부분이 많더라"고 부연했다.
"데뷔 이후로는 하루하루 행복했는데,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치고 나오니 고민이 많죠.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지고 차별화할 수 있을지 생각해요."(애슐리)
이들은 원래 지난 7월로 컴백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팀의 막내 주니가 안무 연습 도중 무릎을 다쳐 일정을 미뤘다.
주니는 "무리를 하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진단에 2주간 깁스를 했다"며 "컴백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부상으로 앨범 일정이 밀려 언니들에게 미안했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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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인 아이돌 그룹과 마찬가지로 레이디스 코드란 이름을 얻기까지 이들 역시 힘겨운 연습생 시절을 거쳤다.
애슐리와 은비는 다른 기획사에서 1-2년 연습생 생활을 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회사를 옮기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소정과 리세는 각각 '보이스 코리아'와 MBC '위대한 탄생'에서 피 말리는 서바이벌 오디션을 경험했다.
"다른 회사에서 2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잘되지 않아 다시 오디션을 봤어요. 당시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나 미련이 남았어요. 하지만 한 번에 쉽게 됐다면 지금처럼 악착같이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은비)
특히 소정과 리세는 데뷔 전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뒤 신인이라는 출발선에 다시 섰기에 소감이 남다를 듯싶었다.
소정은 "'보이스 코리아'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사람들이 잘 알아봤다"며 "그런데 금세 잊히더라. 상실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솔로로 나왔다면 '보이스 코리아'처럼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래밖에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언제 노란 머리를 시도해 보겠느냐. 그래서 지금이 더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저는 첫 무대가 떨리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다른 선배들의 곡을 리메이크해서 불렀는데, 이제는 저희의 이름으로 곡이 나가잖아요. 설렘이 느껴졌죠."(소정)
리세는 '위대한 탄생' 방송 당시 귀여운 외모로 화제가 됐다. 아직도 그 모습을 기억하는 대중이 많아 데뷔 당시 '권리세 걸그룹'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인지도에 비해 자신의 노래 파트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
"저는 제 실력을 알고 있었어요. 한 곡을 훌륭히 소화하기엔 아직 실력이 부족한데 이를 채워주는 멤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저도 그 대신 '리프팅(들어 올리는)' 안무 등을 열심히 연습했어요."(리세)
그는 최근 음악 활동과는 별개로 또 다른 분야에 도전했다. MBC 다이빙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에 출연하는 것. 처음에는 스쿠버 다이빙인 줄 알고 녹화 현장에 갔다가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지금도 다이빙대에 올라가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요. 수면에 부딪힐 때에는 물이 아니라 꼭 벽 같아요. 배나 허벅지부터 떨어지면 멍이 들 정도죠."(리세)
소정은 "리세 언니는 뭐든지 열심히 한다"며 "이번에도 1등을 했다. 언니가 평소 다이빙을 하던 사람도 아닌데, 연습을 통해 해내고 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저희를 '권리세·이소정 그룹'이 아닌 레이디스 코드로 기억할 수 있도록 각자의 매력을 보여 드릴 겁니다. 저희가 아직은 휴대전화가 없는데, 회사에서 1등을 하면 준대요. 하하"(리세)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5 0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