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도티 오드리헵번재단 대표 내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오드리 헵번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손꼽히는 할리우드의 전설이다.
스물네 살에 출연한 '로마의 휴일'(1953)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사브리나'(1954) '파계'(1959)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마이 페어 레이디'(1964) 등 수십 편의 영화를 통해서는 만인의 연인으로 사랑받았다.
그의 20주기를 맞아 루카 도티 오드리 헵번 재단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30일 열리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특별상영에 참여하고, 오드리 헵번 카페 1호점 개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헵번의 둘째 아들이다.
30일 서울 강남에 있는 오드리 헵번 카페에서 도티 대표를 만났다.
"카페 개점을 위해 한국 측 파트너와 1년 넘게 준비했어요. 어머니가 실제로 좋아했던 것들과 연관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카페의 디자인과 사진을 선택하는 데 저희가 관여했습니다. 한국에선 카페끼리의 경쟁이 치열한데, 우린 새로운 콘셉트로 경쟁에 뛰어들었죠."
오드리 헵번은 깜찍한 스타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흘렀지만 귀엽고 깜찍하고 여성스런 '헵번 스타일'은 여전히 젊은 층에도 사랑받고 있다.
"어머니를 오랫동안 알아왔던 지인들은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로마의 휴일' 같은 영화를 보면 어머니의 스타일이 굉장히 현대적이라고 말합니다. 그 점이 바로 다른 동년배의 배우들과 다른 측면이죠. 어린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어머니 스타일을 찾아보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아시아에선 어머니의 얼굴이나 패션, 날씬한 몸매 등이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는 세계적인 스타였지만 도티 대표에게는 자상하고 평범한 어머니였다. "화단에 물을 주고, 요리를 좋아하는, 가정생활에 충실한 엄마"였을 뿐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가 얼마나 유명인사인지를 알고나서 그는 뒤늦게 성장통을 겪었다고 했다.
"자라면서 어머니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알게 됐어요. 어머니가 유명인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어머니 모습은 여느 엄마들과 비슷했어요. 저희도 힘들었지만, 아버지들이 더욱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남성중심사회에서 빅스타와 함께 사는 남편은 힘들기 마련이죠."(도티 대표는 헵번과 그의 두 번째 남편 안드레아 도티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드리 헵번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배우로서 활동도 있었지만,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약했다는 데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자 오지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헵번은 도티 대표에게도 늘 "타인을 돕고 친절히 대하라"고 강조했다.
"어머니는 이 세상 모든 게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남들에게 잘하는 게 결국 자신에게 잘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선행을 하면 결국 그 복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거죠. 이는 비단 사람뿐 아닙니다.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작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사회 곳곳에 퍼질 때, 비로소 세상은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도티 대표는 "어머니가 타인에 대한 사랑과 교육이 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어머님께선 사랑과 교육이 좋은 사회를 만든다고 확신했습니다. 사랑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교육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죠."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30 15: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