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가 어나니머스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주요 해킹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정작 실체는 알 수 없었던 국제해킹집단 어나니머스의 역사를 추적한 책이 나왔다.
잡지 '포브스'의 런던지부 편집장 파미 올슨이 쓴 '우리가 어나니머스다'(원제: We Are Anonymous)는 베일에 싸인 어나니머스의 탄생과 이후 역사를 살펴본 책이다.
어나니머스는 올해 북한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명성을 떨친 집단이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비자와 마스터카드 웹페이지를 공격했고 소니엔터테인먼트, 사이언톨로지 교회 등의 웹사이트를 휘저어 악명을 떨쳤다.
이들은 외설물 웹사이트를 해킹해 수천 명의 사용자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고, 공무원이나 군인의 개인 정보도 거리낌 없이 노출했다. 이들은 "모든 정보는 자유롭게 소통되어야 한다"며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저자에 따르면 어나니머스의 '고향'은 미국 이미지 공유 웹사이트인 '포챈(4chan)'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어나니머스라는 단어가 이 게시판에 등장하게 된 계기부터 토피어리, 사부, 케일라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핵심 멤버의 활동을 추적했다.
많은 해커와 직접 만났고 이메일, 전화 통화 등으로 자료를 수집해 생생한 경험담을 확보한 뒤 이야기를 풀어가듯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핵심 해커들이 어나니머스에서 갈라져 나와 새로운 조직 '룰즈섹'을 조직하고 멤버의 배신으로 FBI 등에 꼬리가 잡혀 줄줄이 재판정에 서는 모습까지 살펴본다. 책이 다룬 시기는 본격적인 사이버 전쟁이 펼쳐진 2006년부터 일부 멤버들이 체포된 2012년 상반기까지다.
어나니머스 회원은 조직 내 어떤 상하관계도 없고 리더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어나니머스에 관해 그 무엇도 발설하지 말 것, 자신이 어나니머스의 회원임을 철저하게 숨길 것, 조직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수 있으니 미디어는 공격하지 말 것 등의 규율도 갖췄다.
이 때문에 저자는 어나니머스를 하나의 브랜드로 표현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김수정 옮김. 에이콘출판. 640쪽. 2만5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8 10:5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