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대 갤럭시S4 LTE-A·LG G2 40만원대 판매
프로모션에 대한 소극적 규제 '악용'…시장은 과열 '조짐'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동통신사들이 증권사와의 프로모션을 통해 과잉 보조금을 실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꼼수 보조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모션을 가림막으로 사용해 정부의 보조금 단속을 피하면서도 편법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미래에셋증권[037620]과 함께 미래에셋증권의 모바일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인 M-Stock을 9월 중 1번 이상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저가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도록 돕는 이벤트를 지난 19일부터 9일간 진행중이다.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이기는 하지만 대상 제품의 할부원금은 파격적으로 낮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출고가가 95만4천800원인 갤럭시S4 LTE-A의 경우 할부원금이 42만2천400원으로, 53만2천400원의 보조금이 붙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상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의 두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다른 최신폰인 LG[003550] G2(출고가 95만4천800원)의 할부원금은 47만5천200원으로, 보조금은 47만9천600원이나 됐다. 갤럭시노트2(출고가 99만원)의 할부원금은 32만3천400원으로 67만원 가량의 보조금이 지급됐고, 옵티머스G는 구형폰이기는 하지만 할부원금이 2천400원으로 파격적이다.
SK텔레콤[017670] 역시 우리투자증권[005940], 대신증권[003540]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의 프로모션에서는 갤럭시S4 LTE-A와 LG G2에 각각 40만원과 4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대신증권과의 프로모션을 통해서는 이들 두 단말기에 각각 31만2천140원과 33만6천140원의 보조금을 얹혔다.
KT[030200]는 대신증권과 함께 CMA 계좌로 통신비를 자동이체 시키면 매월 1만원씩 최대 24만원을 통신비 지원 명목으로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중인 가운데 일부 매장에서는 과잉 보조금을 지급해 단말기 가격도 낮추는 사례가 발견됐다.
최근 한 휴대전화 인터넷 카페에는 서울과 경기도 일부 매장에 방문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신증권의 CMA 계좌 자동이체시 LG G2를 할부원금을 38만원에 판매하겠다는 스팟(광고성 게시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경우 보조금 규모는 57만원이나 된다.
증권회사가 이동통신사와 제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처럼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특판형식의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통사들이 이 같은 상황을 가입자 유치에 악용하고 있어 시장 교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보조금 혜택이 파격적인데다 일부 프로모션은 대상자가 되기 위한 기준이 간단해 발빠른 소비자들은 프로모션을 저가 스마트폰 구입에 활용하고 있고 일부 판매점은 여기에 보조금을 더 얹어서 소비자 유인에 활용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통상 보조금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어서 낮은 할부 원가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프로모션을 고객 확대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경쟁사가 먼저 증권사와의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 적극성을 보여 우리도 증권사와의 프로모션을 영업 수단으로 고려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모션을 통한 스마트폰 구입자가 늘어나면서 이달 초 KT의 영업정지 이후 냉각기를 갖던 이동통신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말을 포함한 지난 17~19일 이동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평균 2만7천520건으로 방통위의 시장과열 판단 기준인 2만4천건을 넘어섰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3 06: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