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울릉도는 '그리운'이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섬이다.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울릉도는 항공편이 없고 동해안에서 뱃길로 3시간 거리다. 서울에선 6시간 이상이 걸려 여행자로서는 일본이나 중국 등 가까운 해외에 가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울릉도는 헤어나기도 힘들다. 날씨 때문에 한 해 100일 정도는 배가 다니지 못한다. 뱃길이 끊겨 울릉도에서 하릴없이 며칠을 더 머물렀다는 이야기도 종종 전해진다.
그러나 울릉도는 매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3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광과 때 묻지 않은 자연, 독특한 즐거움과 음식 때문에 울릉도를 찾는다. '우리 땅' 독도도 그곳을 거쳐야 한다.
◇층암단애 매혹적인 해안 산책로
울릉도에서 가장 멋진 해안 풍경은 도동항에서 저동항 촛대바위에 이르는 길이 2.6㎞의 해안 산책로에 있다.
산책로에 들어서면 형형색색 층암단애와 에메랄드 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은 바다가 펼쳐진다. 산책로 아래로 바위에 부딪힌 파도는 하얗다 못해 푸르스름한 빛마저 감돈다.
산책로는 바다와 섬이 만나는 해안 갯바위 가장자리를 따라 오르내리고 다리를 건너며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칼날 같은 바위와 위태해 보이는 해식애, 파도 출렁이는 해식동굴을 지나며 맑은 경치를 눈앞에 펼쳐 놓는다.
1시간여 해안 산책로를 거닐다 고요한 비탈 숲길을 오르면 행남등대다. 전망대에서는 촛대바위와 저동항, 죽도와 관음도가 내다보인다. 전망대 아래 바다는 속이 환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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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비경 천지, 해안 도로
울릉도는 동쪽 해안 4.4㎞를 제외한 저동항 북쪽의 내수전에서 섬목까지 39.8㎞의 해안선을 따라 도로가 놓여 있다.
해안 절경은 사동항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도로를 지나면 시원스런 옥빛 바다와 기암절벽이 이어지고 거북바위, 얼굴바위, 오리바위, 사자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바위를 볼 수 있다.
학포를 지나면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로 꼽히는 태하다. 이곳은 움푹 팬 석벽에 붉은 황토가 있어 황토구미로 불렀는데, 조선시대에는 이 황토를 궁궐에 진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향목전망대에 오르면 해안 절벽과 노인봉, 송곳산을 볼 수 있다.
울릉도 북부의 천부는 저동에서 출발한 버스의 종착지로, 나리분지나 섬목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섬목 방향으로 가면 딴바위, 삼선암 등이 솟아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해안가 바위에서는 관광객이 낚시를 즐기고, 옥빛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해안 도로 끝에는 관음도가 있다. 갈매기 울음소리가 귀청을 울리는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전망대에서 보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죽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3 06: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