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다. 영화는 요동쳤던 잡스의 삶을 비교적 평탄하게 그렸다.
자유로운 영혼의 히피였던 잡스(애쉬튼 커쳐)는 대학을 자퇴하고 절친한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조시 게드)과 컴퓨터 사업을 창업한다.
상호는 '애플'. 모니터와 키보드가 일체인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시장에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경쟁 관계인 아이비엠(IBM)의 부상과 회심의 작품이었던 '매킨토시'가 이사회의 간섭 탓에 실패하게 되면서 결국 회사에서 내쫓기게 된다.
'잡스'는 아이팟을 발표하는 순간부터 시작해 방출됐던 그가 애플로 복귀하는 시점까지를 그렸다. 시기적으로 따지자면 197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다.
영화는 전기 영화의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로 이어진 삶의 변곡점을 따라간다. 문제는 그 곡선의 파장이 다소 밋밋하다는 데 있다.
맨발로 성큼성큼 걸어 다니는 잡스의 모습,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잡스의 얼굴 등 외형적인 부분에 영화는 치중한다. 현란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만큼 잡스라는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흔들어서 보여주진 못한다.
물론 잡스가 이 세상을 떠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가 그의 팬층이 두텁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롭고 다채롭게 그의 삶을 조명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겉핥기식으로 잡스의 생애를 조명하지만, 형식적으로 잡스를 그럴싸하게 구현한 애쉬튼 커쳐의 연기는 칭찬해 줄 만하다. 걸음걸이와 헤어스타일은 물론, 야망에 깃든 눈빛과 날카로운 감성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스윙보트'(2008)를 연출한 조슈아 마이클 스턴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다.
8월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3 17:41 송고